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노후긴급자금 대부사업(실버론)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대출이 실행된 금액은 340억6800만원이다. 이는 이미 지난해 대부 금액(447억2700만원)의 약 76%에 달한다.
최근 10년간 국민연금 '실버론' 대부건수 및 대부액/그래픽=김현정
올해 7월까지의 실버론 대출 총 건수 중 용도별 내역을 살펴보면 △전월세 보증금 55.1% △의료비 43.5% △배우자 장제비 1.0% △재해 복구비 0.4%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에는 전월세 보증금이 52.5%, 의료비 45.7% 등으로, 올해는 주거비 부담으로 실버론을 찾은 이들이 소폭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는 늘어나는데 노인들의 상대적 빈곤율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고령자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993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9.2%에 달한다. 또한 2022년 기준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7%로 전년 대비 0.4%p 증가했다. 또한 노후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50%)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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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이후 노인층을 중심으로 개인 파산자가 매년 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김남희 의원이 대법원에서 받은 '연령대 별 개인파산 접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60대 남성의 경우 △2018년 4816명 △2019년 5590명 △2020년 6975명 △2021년 7785명 △2022년 7090명 △2023년 7348명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같은 나이대 여성의 파산 신청건수 역시 △2018년 4109명 △2019년 4462명 △2020년 5513명 △2021년 5895명 △2022년 5199명 △2023년 5407명이었다.
개인 파산을 신청한 70대 이상 남성은 △2020년 1253명 △2021년 1457명 △2022년 1502명 △2023년 1775명 등이었다.
실버론이 긴급 노후자금으로서 역할하고 있지만 결국 국민연금이라는 노후자금을 담보로 실행되는 대출 상품이라는 점에서 노인 빈곤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남희 의원은 "고물가와 고금리로 마땅한 소득이 없는 노년층이 생활비 차원에서 국민연금을 담보로 노후 대출을 받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며 "노인 빈곤을 막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의원, 국민연금 손실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즉각 손해배상과 구상권을 청구하라"고 촉구했다. 2024.08.16./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