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자정 800㎎. /사진제공=유한양행
3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미국 제품명 라즈클루즈) 30정(1개월 복용분) 가격은 1만8000달러(약 2400만원)로 책정됐다. 이를 연간 약가로 환산하면 21만6000달러(약 2억9000만원) 수준으로 국내 약가 약 7500만원의 약 4배에 달한다.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의 30정 가격이 1만7000달러(약 2250만원)·연간 약가 20만4000달러(약 2억7000만원)에 달하는 걸 고려했을 때 이보다도 비싸다. 이전까지 국내 업계에선 렉라자의 미국 1년 약가를 약 10만달러(1억3200만원) 내외로 가정해왔는데, 최종 연간 약가는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 8월 렉라자와 J&J(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국소 진행성 및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대상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바 있다. FDA 시판 허가를 따낸 유한양행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첫 국산 항암제' 타이틀을 갖게 됐다. 이번 승인으로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8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하게 됐다.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시장에선 렉라자의 경쟁력 확대 요소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등재와 향후 임상 데이터 결과를 꼽는다. NCCN은 미국 내 국립 암 센터 및 연구소 등 30여개 기관의 연합체로, NCCN 가이드라인은 질병 예방·진단 및 환자 상태에 어떤 약물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지 그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앞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NCCN 가이드라인 내 1차 치료 옵션 중 '권장 치료 요법'(Other Recommended)으로 등재됐는데 이는 타그리소의 '선호요법'(Preferred)보다는 한 단계 낮은 등급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타그리소와 점유율 경쟁을 하기 위해선 (NCCN 가이드라인의) 선호요법 등재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 및 근거를 갖춰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경제성이 요구된다. 내년 상반기 전체생존기간(OS) 중간값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향후 임상 결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