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끼쳐 죄송" 고개 숙인 최윤범…이그니오 투자는 '정면돌파'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4.10.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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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 등은 회견에서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MBK 연합에 맞서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 매수 등 경영권 수성 방안 등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입장을 전하며 설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이 제기한 최 회장 측에 대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자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자 자사주 취득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이날 공식화했다. /사진=임한별(머니S)최윤범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 등은 회견에서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MBK 연합에 맞서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 매수 등 경영권 수성 방안 등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입장을 전하며 설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이 제기한 최 회장 측에 대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자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자 자사주 취득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이날 공식화했다. /사진=임한별(머니S)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주, 일반 시민뿐 아니라 경영권을 놓고 다투는 장형진 영풍 고문에게까지 "죄송하다"며 연신 허리를 굽혔다. 그러면서도 고려아연의 미래 사업을 이끌 적임자는 본인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2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 회장은 검은색 양복을 입고 짙은 색 넥타이를 맨 채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마자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넨 최 회장은 이날 모두발언이 끝날 때까지만 총 4번 고개를 숙였다.



최 회장은 "이유를 불문하고 고려아연이 지금과 같은 혼란과 분쟁의 한가운데 처하게 돼 주주와 임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국민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장형진 영풍 고문에게도 "어떤 이유에서든 장 고문께서 오해한 것이 있다면 어린 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허심탄회하게 상의 드리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최윤범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 등은 회견에서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MBK 연합에 맞서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 매수 등 경영권 수성 방안 등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입장을 전하며 설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이 제기한 최 회장 측에 대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자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자 자사주 취득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이날 공식화했다. /사진=임한별(머니S)최윤범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 등은 회견에서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MBK 연합에 맞서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 매수 등 경영권 수성 방안 등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입장을 전하며 설명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이 제기한 최 회장 측에 대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자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자 자사주 취득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이날 공식화했다. /사진=임한별(머니S)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최 회장이지만 고려아연의 신사업을 이끌 적임자는 본인이라고 강조할 때만큼은 목소리를 높였다. 최 회장은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신성장 동력을 추진하면서 앞으로 2~3년 안에 최대한 빨리 우리가 가진 진정한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가장 적합한 경영진은 현 경영진이지,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최 회장은 그간 논란이 된 이그니오홀딩스 투자와 관련해서는 10분 이상 발언하며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현재 3만4000톤 수준인 동 생산량을 2030년 15만톤까지 늘리기 위해서는 이그니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그니오홀딩스는 고려아연이 58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전자 폐기물 재활용 업체다.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영풍·MBK는 최 회장이 방만 투자를 벌였다는 취지로 지적해왔다.



최 회장은 "우리는 동을 생산하는 데 광산에서 오는 동은 1톤도 원료로 쓰지 않고 대부분 재활용 원료에서 동을 추출한다"며 "고려아연에 이런 기술은 있지만 원료 확보가 어려운 지점"이라고 했다. 이어 "(이그니오 투자는) 미국과 유럽에 큰 돈을 투자해서 동을 수급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능력들을 샀다고 보면 된다"며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굉장히 중요한 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고려아연을 더욱 내실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회장은 "MBK와 영풍 측 주장 중에 제가 유일하게 동의하는 부분이 고려아연의 가치가 100만~120만원도 가능하다는 말"이라며 "고려아연이 부족한 점 많지만 오늘보다 내일 조금씩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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