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의 '우리편에 서라'에…영풍, '당신이 우리편에 서라'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4.10.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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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서울=뉴시스]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반격이 시작됐다. 고려아연은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공개매수 방식으로 자기주식 18%를 사들인다. 최 회장은 이 같은 반격과 함께 영풍측에 '영풍도 이번 공개매수에 참여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라'고 했다. 하지만 영풍측은 '최 회장측이 우리 공개매수에 참여하라'며 이를 일축했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며 "자기주식 공개매수 취득 예정주식수는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수의 15.5%이며 1주당 매수가격은 83만원으로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이번 공개매수에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도 고려아연의 공동매수자로 참여하며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의 경영이나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 재무적투자자"라며 "베인캐피탈은 이번 공개매수에 약 43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발행주식수의 2.5%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에서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취득 예정인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18%인 372만6591주로 전체 금액은 약 3조1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최 회장은 이 같은 '총공세'에 나선 동시에 장형진 영풍 고문측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를 빌어 영풍 또한 고려아연의 주주로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 정당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영풍이 적법한 경영판단을 통해 이번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경우, 영풍의 중대재해 및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투자 확대 등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넘길 것이 아니라 고려아연 지분을 투자재원 삼아 석포제련소 개선 등 경영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해 달라는 뜻이다. 최 회장은 "만약 영풍이 원한다면, 우리는 석포제련소의 현안 문제 해결에 기꺼이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리의 경험과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영풍의 장형진 고문님과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허심탄회하게 상의 드리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고싶다는 점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풍측은 이를 일축했다. 영풍 고위관계자는 "우리 공개매수에 응하면 역으로 최 회장의 지분도 살 수 있다"며 "영풍은 MBK와 공동보유약정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최 회장측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마타도어일 뿐"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서로의 공개매수에 지분을 팔고 고려아연에서 나가라는 주장으로 맞붙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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