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조 반격' 선언한 최윤범…영풍 장형진 고문에겐 '우리편에 서라'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안정준 기자, 최경민 기자 2024.10.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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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영풍과 MBK와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반격이 시작됐다. 고려아연은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공개매수 방식으로 자기주식 18%를 사들인다. MBK·영풍 연합의 공격 의지를 꺾기 위한 초강수다. 최 회장은 이 같은 반격과 함께 영풍측에 '영풍도 이번 공개매수에 참여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라'고 했다. 반격과 동시에 장형진 영풍 고문과는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최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며 "자기주식 공개매수 취득 예정주식수는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수의 15.5%이며 1주당 매수가격은 83만원으로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이번 공개매수에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도 고려아연의 공동매수자로 참여하며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의 경영이나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 순수 재무적투자자"라며 "베인캐피탈은 이번 공개매수에 약 43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발행주식수의 2.5%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에서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취득 예정인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18%인 372만6591주로 전체 금액은 약 3조1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최 회장은 "이는 고려아연 이사회 및 경영진들이 현재 상황 및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많은 고민과 토론을 거친 결과"라며 "저희의 이러한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은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여러분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하여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과 함께 최윤범 회장을 중심으로 한 최씨 일가는 이날부터 21일까지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에도 나선다. 영풍정밀 지분을 최대 25% 확보해 공개매수 완료 후 총 60%가 넘는 지분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별도의 최소 수량은 없다. 이번 대항공개매수로 영풍정밀 현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이 최대 25%(393만7500주) 가량 늘어나면, 지분율은 기존 35.31%에서 최대 60.3%로 확대된다.

최 회장은 이 같은 '총공세'에 나선 동시에 장형진 영풍 고문측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를 빌어 영풍 또한 고려아연의 주주로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 정당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영풍이 적법한 경영판단을 통해 이번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경우, 영풍의 중대재해 및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투자 확대 등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넘길 것이 아니라 고려아연 지분을 투자재원 삼아 석포제련소 개선 등 경영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해 달라는 뜻이다. 최 회장은 "만약 영풍이 원한다면, 우리는 석포제련소의 현안 문제 해결에 기꺼이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리의 경험과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영풍의 장형진 고문님과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허심탄회하게 상의 드리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고싶다는 점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제안한다"며 "MBK가 스스로 공개하지도 못하는 석연치 않은 절차와 조건으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헐값에 가져갈 수 없도록 MBK와 영풍 사이에 체결된 경영협력계약은 조속히 해소되거나 그 이행이 금지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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