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식 복지 아닌, 노인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해야"

머니투데이 박시나 기자 2024.10.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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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제28회 노인의 날 기념 2일 at 센터서 포럼 개최
'경로효친 k-컬쳐로 승화' 등 노인 삶의 질 향상 5대 주제 발표

(사)대한노인회는 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4 노인복지포럼'을 열었다./사진=대한노인회 사무국(사)대한노인회는 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024 노인복지포럼'을 열었다./사진=대한노인회 사무국


"고령자는 아프면서 돈 없이 힘들게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넉넉하고 즐겁게 오래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그랜드홀에서 28회 노인의 날을 기념해 열린 노인복지 관련 포럼에서 기조발제에 나선 황진수 한국노인복지정책 연구소장은 이같이 발표했다. 대한노인회 주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주제로 열렸다.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날 우리나라 경제 부흥의 주역이 노인이지만 노인문제가 등한돼 노인 자살률이 OECD 국가 가운데 1위에 이르렀다. 현재 노인 스스로 경제 활동을 해야 살아갈 수 있는 노인이 40%에 달하고, 오래 사는것이 재앙이 돼버렸다"며 "이번 포럼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주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축사에서 "우리나라가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가 되었기에 노인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노인분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기조발제에 나선 황진수 한국노인복지정책 연구소장의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환경과 전략을' 시작으로 5가지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정경배 한국복지경제 연국원장을 좌장으로 △'경로효친을 k-컬쳐로 승화하자'(김익기 동아시아 노인복지연구소장) △'한국 노인 정보화 실천방안'(최진탁 한세대학교 부총장) △'노인 통합돌봄 실천 방안'(정순둘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노인 자원봉사활동을 노인자존감 문화로'(임춘식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100세 장수시대의 발전방향:불로장생이 아니라 순로 장생이다'(박상철 서울대학교 의대교수) 순으로 진행됐다.

기조 발제에 나선 황진수 한국노인복지정책 연구소장은 노인 삶의 질 과제로 △사회안전망 구축과 공공성과 복지 △대안적 복지시스템을 꼽았다. 황 소장은 "사회안정망 구축은 물질적인 결핍을 해소하는 것이 아닌 삶의 질 향상과 행복 추구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복지제도는 외국에서 좋다는 제도를 수입해서 붙이다 보니 '땜질식 복지'가 됐다. 세금을 걷어 복지제도를 운영하는 것보다 공동체와 종교, 기업이 참여하는 대안적 복지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경로효친을 k-컬쳐로 승화하자'는 주제발표도 이어졌다. 김익기 동아시아 노인복지연구소장은 "한국의 경로효친 사상은 전통문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경로효친 사상을 담은 드라마나 영화 등 대중문화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전 세계에 보급해 한국의 가치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경로효친을 주제로 문화행사를 개최해 노인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해외에 한국의 경로효친 사상을 소개하는 등 국제적 노인복지 교류를 추진해 한국의 노인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포럼에서는 한국 노인 정보화 실천 방안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최진탁 한세대학교 부총장은 "트렌드에 맞는 정보화 교육 교과과정 확대와 실버 계층을 위한 맞춤형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인 통합돌봄 실천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정순둘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천만 시대에 노인이 집에서도 계속해서 보호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재택의료 및 재가 요양·돌봄 서비스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지속 가능한 돌봄 구축을 위해 전문성 있는 인력확보와 민관 협력 강화와 역할 재정비, 돌봄에 대한 예방 강조와 자기 돌봄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또 노인자원봉사활동을 시니어 자원봉사로 변경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노인 자원봉사활동을 노인 자존감 문화로'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임춘식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노인'이라는 호칭이 의욕을 꺾는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100세 장수시대의 발전방향에 대해 박상철 서울대학교 의대교수는 '노화 실천 혁명'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건강 장수 행동강령의 기본원칙인 강령은 매우 단순하다 바로 '하자, 주자, 배우자' 세 강령이다"면서 "망설이지 말고 하고, 노인이 '받는 자' 이미지에서 '주는 자' 이미지로 전환돼야 하며,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배워서 내 것으로 체화하는 일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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