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지난달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은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2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지난달 23~29일 490만 시청 수를 기록해 비영어권 TV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380만 시청수로 1위를 차지했던 '흑백요리사'는 2주 연속으로 1위의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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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아쉬움은 팀 전이 두 번 연속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팀전을 두 번이나 넣은 이유를 짐작해 보자면 프로그램의 서사를 꼽을 수 있다. '요리 계급 전쟁'이라는 부제 처럼 '흑백요리사'의 시작은 철저하게 계급제였다. 첫 미션에서 흑수저들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요리를 준비했고 백수저들은 위에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어지는 두 개의 미션은 계급을 걸고 펼쳐졌다. 개인전과 팀전으로 이어지는 미션을 통해 계급 사이의 결속력은 단단해졌다. 두 번째 팀 미션은 계급을 섞으며 새로운 그림을 만들었다. 이후 펼쳐진 세미 파이널은 계급이 무의미한 철저한 개인전으로 진행됐다. 두 번째 팀미션은 계급이 무의미해지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보여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참가자 개개인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번의 팀 미션을 통해 탈락한 셰프들 중에는 자신의 음식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한 참가자들이 존재한다. 반대로 팀에 기여한 것은 맞지만, 개인의 특징이 잘 보이지 않는 셰프도 있었다. 각자가 팀의 수장이 되어도 충분한 백수저셰프들과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인정 욕구로 가득찬 흑수저 셰프들을 팀이라는 울타리에 가둬두다 보니 각자가 가진 매력이 온전히 드러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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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사수완을 보겠다는 의도조차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20인의 먹방러가 평균적으로 소비한 금액은 주어진 금액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특별한 시장에 오는 특별한 소비층을 공략한 최현석의 전략은 훌륭했지만, 이는 요리 실력과 별개의 문제다. 같은 2000만원이라 하더라도 100만 원을 쓸 수 있는 20명의 먹방러가 아니라 10만원을 쓸 수 있는 200명의 사람 혹은 5만원을 쓸 수 있는 400명의 사람이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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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3스타를 판별하듯 미션 하나하나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는 건 짧은 기간이지만 '흑백요리사'가 보여준 매력이 그만큼 진하다는 뜻이다. 오리지널 시리즈가 아닌 예능으로 추석 시즌을 공략한 넷플릭스의 계획은 정확하게 들이 맞았다. 어찌 됐든 미션은 지나갔다. 사전 녹화의 특성상 지금 피드백을 받을 수도 없다. 남은 건 두 번째 세미파이널 미션과 우승자를 가릴 결승전뿐이다. 남은 2화를 잘 마무리하며 '흑백요리사'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