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훈 에스알파테라퓨틱스 최고기획책임자(CPO)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국산 DTx 첫 기술수출을 달성한 에스알파테라퓨틱스(에스알파테라)가 독자 기전으로 확보한 근거 기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유연한 적응증 확장이 가능한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희소성 있는 적응증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비처방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목표다.
DTx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의 예방·관리·치료 목적으로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를 지칭한다. IT 영역과의 융복합 혁신성이 주목받으며 저분자 화합물과 생물학 제제에 이어 '제3의 신약'으로 주목받는 영역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57억달러(약 7조5200억원)였던 시장 규모는 연평균 28.6% 성장해 2030년 329억달러(약 43조3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현재 국내사 중 허가 품목을 보유한 곳은 4곳(에임메드, 웰트, 내냅스, 쉐어앤비즈)에 불과하다. 특히 국가별 상이한 규제에 국내 바이오벤처 기술력 입증의 대표적 성과로 꼽히는 기술수출 난도가 높은 편이다.
해당 측면에서 에스알파테라의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에스알파테라는 지난 3월 일본 로토제약에 소아근시 파이프라인 'SAT-001'을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계약 규모는 비공개지만, 국산 DTx 최초의 성과라는 점이 주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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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근시 억제용 소프트웨어 'SAT-001' 모바일 구동 화면. /사진=에스알파테라퓨틱스
SAT-001의 차별화 경쟁력은 회사 DTx의 독특한 기전에 있다. 기존 DTx가 인지 행동 치료 중심의 중추 신경계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신경성 체액성 인자와 그 행동에 의한 고유 치료 방식인 'NHBT'(Neuronal Humoral Behavioral Treatment) 개념이다.
이치훈 CPO는 "기존 DTx가 인지 행동 교정으로 행동 변화를 통한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것과 달리 말초신경계까지 질병 영역을 확장해 체액성 인자들을 조절할 수 있는 행동 프로그램을 디지털로 전사(Translation)해 생리적 변화도 노리는 식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소 추상적으로 들리는 개념이지만, 이미 규제기관으로부터 기술에 대한 검증을 받은 상태다. SAT-001은 2022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았고, 지난해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신기술 인증(NET)까지 획득했다.
로토제약으로의 기술이전 역시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해 논의 개시 이후 1년여의 꼼꼼한 기술 검증 끝에 성사됐다. 로토와 협업을 통한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미국을 비롯한 진출 국가 확대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기전 차별화에 목표 적응증 다변화도 유리하다. 실제로 회사는 SAT-001 외 암성 악액질 개선 SW 'SAT-003'과 항바이러스 면역 개선 SW 'SAT-008', PTSD 및 적응 장애 개선 SW 'SAT-014' 등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보유 중이다. 모두 일반적인 DTx 개발사가 좀처럼 다루지 않는 영역이다.
가장 먼저 상업화가 기대되는 SAT-001은 현재 국내 승인을 위한 확증 임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임상 결과 도출 후 품목허가 신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승인 시 국내 다섯번째로 허가 DTx를 배출한 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치훈 CPO는 "근시를 비롯해 암성 악액질, 면역 개선 등은 DTx 개발사가 손에 꼽힐 만큼 희소한 영역이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고, NHBT를 개념으로 또 다른 블루오션 시장에 우선적으로 진출하기 용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상장 DTX 개발사임에도 기술수출 성과와 그로 인한 수익이 발생한다는 경쟁력도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처방 시장이 아닌 비처방 시장으로 진출 영역을 확대해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도 공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