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2일 서울중앙지법은 MBK·영풍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기덕·정태웅 대표이사와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자 입장문을 내고 "당사는 이번 법원 결정을 환영하며,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법원이 이번 판결을 통해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법령에 의거했고 주주에게도 이익이 되는 방안임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도 해석했다. 고려아연은 "자기주식 취득은 제3자배정 신주발행이나 우호 주주에 대한 자기주식 처분 등과 달리 다른 주주의 이익을 해하지 않고, 본질적으로 회사의 재산을 주주에게 반환하는 것으로서 배당과 다르지 않다"며 "주주 사이 부의 이전의 불공정 문제도 발생하지 않고 주주가치가 제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고려아연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부 타당성이 있음을 인정받은 결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날 법원의 기각 결정과 맞물려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통해 공개매수를 통한 자기주식 취득 및 취득한 자기주식에 대한 소각을 결의했다.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은 80만원대가 될 것으로 전해진다. MBK·영풍의 공개매수 가격이 75만원인 만큼 이보다 높은 가격을 불러야 MBK·영풍의 경영권 확보를 무산시킬 정도의 자사주 확보 가능성이 높아진다.
고려아연이 이날 곧바로 자사주 공개매수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내부에선 준비 절차를 거쳐 MBK·영풍측 공개매수 종료일인 오는 4일 이후 자사주 공개매수에 들어간다는 말이 나온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착수하면 시작일 부터 20일간 공개매수 기간이 설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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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사주 매입과 맞물려 최윤범 회장을 중심으로 한 최씨 일가는 이날부터 21일까지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에도 나선다. 영풍정밀 지분을 최대 25% 확보해 공개매수 완료 후 총 60%가 넘는 지분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별도의 최소 수량은 없다.
고려아연은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최씨 일가의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적대적 약탈적 M&A로부터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합리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인정받은 판결이라고 해석된다"며 "다시 한번 법원의 현명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