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레전드 '리디아 고'의 진심 "골프 꿈나무들, 너무 골프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스타뉴스 잠실=안호근 기자 2024.10.0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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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가 30일 팬들과 함께 하는 골프 클래스에서 사인 모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리디아 고가 30일 팬들과 함께 하는 골프 클래스에서 사인 모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세계를 정복했고 아직 한창인 상황에서 벌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 입성을 확정했다. 그런 살아 있는 전설인 리디아 고(27·뉴질랜드·하나금융그룹)는 골프 선수를 꿈꾸는 꿈나무들과 그 부모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리디아 고는 지난달 30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레노마골프 주최 팬들과 함께하는 골프 클래스에 참가했다. 리디아 고의 사인회와 팬들과 함께 하는 간단한 Q&A에 이어 퍼팅 원포인트 레슨이 진행됐다.



Q&A 시간에 행사에 참가한 팬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퍼팅에 대한 것에서부터 다른 샷들에 대한 팁, 골프 선수로서의 삶에 대한 것까지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질문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리디아 고를 가장 진지해지게 만든 질문이 있었다. 골프 선수를 꿈꾸는 자녀를 키우는 한 부모가 리디아 고의 유학 과정에 대해 물었을 때였다.



리디아 고는 "골프를 위해서 유학을 결정한 건 아니었다. 가족들이 이민을 꿈꾸던 시기와 맞아떨어졌다"며 "한국에서 골프를 먼저 시작하고 뉴질랜드에서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팬들에게 손 하트를 날리는 리디아 고. /사진=김진경 대기자행사에 참석한 팬들에게 손 하트를 날리는 리디아 고. /사진=김진경 대기자
우연한 계기였지만 큰 도움이 된 뉴질랜드행이었다. 리디아 고는 "거기서 자란 게 큰 도움이 됐다. 한국에서는 골프 꿈나무에겐 골프가 전부다. 잘 안될 경우 실망과 자책도 크다"면서 "거기에선 다른 학생들과 같이 공부했고 방과 후에 2,3시간 부모님과 연습장에 갔고 주말엔 동반 라운딩을 했다"고 전했다.

너무 골프만을 바라보지 않고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시야를 넓히는 동시에 골프를 더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결혼이라는 것도 리디아 고의 인생의 또 다른 특별한 전환점이 됐다. "프로에서 활약하면서도 남편을 처음 만난 게 그런 변화의 계기가 됐다"는 그는 "나에게 이전까지 골프가 전부였는데 골프뿐 아니라 다른 삶도 소중하다는 걸 느낀 삶의 변곡점이 됐다. 골프 말고도 중요한 게 많다고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

결국 너무 골프만을 바라보고 매진하기보다는 더 다양한 걸 경험하면서 자라는 것을 권유했다. 리디아 고는 "선수를 꿈꾼다면 어느 정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게 맞겠지만 골프에만 전념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나도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어떤 것 하나에 100%를 쏟도록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LPGA 통산 22승을 거두고 올림픽에서 금은동 메달을 모두 수확한 레전드의 말이기에 더욱 설득력이 실리는 이야기다. '제2의 리디아 고'를 꿈꾸는 골프 꿈나무들과 그 부모들이 새겨 들을만한 진심 가득한 조언이었다.

리디아 고가 팬 행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리디아 고가 팬 행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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