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던 중국증시 폭등" 설레는 중학개미…매도 타이밍 언제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10.01 08:31
글자크기
끝없이 추락하던 중국 증시가 정부의 잇따른 경기 부양책 발표 이후 20% 넘게 급반등했다. 국경절 연휴로 오늘(1일)부터 7일까지 휴장하는 중국 증시가 10월에도 상승할지가 관건인데, 숨 고르기 후 상승 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우세해 보인다.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국경절 연휴를 앞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8.1% 폭등한 3336.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중국 증시는 2008년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상하이지수는 9월 13일 저점에서 23.4% 상승하며 강세장에 진입했다. 전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평균 0.5%P 인하하라고 시중은행들에게 지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영 부동산 1위업체 완커가 상한가(+10%)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폭등했으며 전 종목이 골고루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콩증시에서 항셍지수는 2.43% 올랐다. 항셍테크지수는 6.7% 급등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 패키지 발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그래픽=이지혜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그래픽=이지혜
9월 들어 한때 2700선을 깨뜨릴 정도로 하락하던 상하이지수는 지난 24일 인민은행이 대규모 경기 부양 패키지를 발표한 이후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이날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공동 개최한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은행 지급준비율 0.5%P 인하와 정책금리 0.2%P 인하를 포함한 경기 부양 패키지를 발표했다. 또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신규 주택담보대출 수준으로 인하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하면서 평균 금리가 약 0.5%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보험·증권사 등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주식매입을 위한 5000억위안(약 93조5000억원)의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26일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9월 정치국 회의는 주로 공산당 내부 문제에 집중해왔는데 경제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례적이다. 7월 정치국 회의와 비교했을 때 이번 회의에는 새로운 언급과 조치가 다수 포함됐는데, △필요한 재정지출 보장 △부동산 시장의 하락 방지 및 안정화 △증시 활성화가 주요 내용이다.

9월24일 기자회견 중인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로이터=뉴스19월24일 기자회견 중인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로이터=뉴스1
특히 처음으로 '재정 지출'을 언급하면서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 정책뿐 아니라 재정 정책까지 동원할 것이라는 사실이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또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주택구매제한 정책 조정,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구체적인 정책 조치를 제시하면서 부동산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게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청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이번 정치국 회의의 태도는 2021년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단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당국은 부동산 시장의 활력 회복보다는 안정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기조는 시장 예상보다 강했다"고 덧붙였다.

27일 중국인민은행은 예고한 대로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했으며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를 1.7%에서 1.5%로 0.2%P 낮췄다. 29일에는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의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약 0.5%P 인하하도록 지도했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로 "5000만가구, 약 1억5000만명의 이자 부담이 연 1500억위안(약 28조원) 경감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1선도시 광저우는 주택구매제한 조치를 전면 폐지했으며 상하이와 선전도 주택구매제한 완화, 계약금 비율 인하를 발표하면서 1선도시(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4곳 중 3곳이 주택구매제한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국경절 연휴 후 중국 증시 전망은?
정부가 크게 움직이자 투자자들도 태도를 바꾸고 있다. 국경절 전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투자자들은 일주일 연휴를 앞두고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거래금액이 2조4000억위안(약 449조원)을 돌파했다. 전 거래일보다 거래금액이 1조위안(약 187조원) 급증한 것으로 증권사에서 주문 처리가 지연될 정도였다. 항저우에서 기술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웬 하오는 로이터에 "오랫동안 (주식 때문에) 힘들었다"면서 "정부 지원 자금이 시장으로 몰리는 상황이 6개월 새 주가지수가 2배 올랐던 2015년과 유사하다"고 이날 에너지 관련주를 샀음을 밝혔다. 중국 증시는 국경절 연휴로 10월 1일부터 7일까지 휴장한 후 8일 거래를 재개한다.

증시로 자금이 급격히 쏠리고 있어 중국 증시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있지만, 긴 연휴 이후에도 숨 고르기 후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을 뒷받침할 정책이 이어질 전망이다.

인베스코 자산운용의 전략가 데이비드 차오는 블룸버그에 "지난 한 주 중국 증시에서 보인 급등세는 지난 3년간의 경기 순환적 역풍을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정책 전환 때문으로 보다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방향이 정해졌다"고 전망했다. 삭소마켓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차루 차나나는 "당국의 시장 지원이 '이번엔 다르다'는 투자자들의 분명한 믿음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9월 제조업 PMI가 전월보다 0.7 상승한 49.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개월째 경기 위축 국면에 머무른 것인데, 이는 로이터통신이 시장 전문가들로부터 취합한 예상치 49.5는 웃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