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약환급준비금 누적액/그래픽=김지영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개선안'(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올 연말 결산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관련기사:[단독]IFRS17 도입 2년, 보험사 수천억 법인세 증가 위기, 계속 터지는 보험 IFRS17 '쇼크'... 금융당국, 신뢰도 방안 찾는다]
문제는 제도 시행 후 보험사들의 신계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준비금 적립액이 눈덩이처럼 불었다는 점이다. IFRS17 도입 전인 2022년 2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32조2000억원으로 불었고, 올해 6월말 기준으론 38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불과 1년6개월 새 62.4%(14조8000억원) 급증했다.
제도개선에 따른 법인세와 해약환급준비금 변화/그래픽=김지영
법인세 1조 안팎으로 대폭 늘듯...자본비율 기준선 넘어야 배당 확대이에 금융당국은 자본건전성이 일정 수준 이상인 보험사에 대해 해약환급금준비금을 현행 대비 80% 수준으로 낮추는 보험업 감독규정을 2년만에 개정한다. IFRS17 도입 전에 납부한 법인세와 배당가능이익 수준을 감안해 80% 수준으로 하향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다만 준비금은 향후 계약자에게 돌려줄 부채인 만큼 법인세나 배당금으로 과도하게 유출되지 않도록 올해는 킥스 비율 200% (경과조치 전 기준)이상 보험사에만 80%를 적용한다. 향후 5년간 킥스 기준을 매년 10%P(포인트)씩 낮춰 2029년 150%를 상회하는 보험사에 개정안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 결산 기준으로 보험사 법인세가 전년 대비 1조원 안팎으로 대폭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해약환급준비금은 3조4000억원 줄어든다. 이에 따라 법인세 납부액은 종전보다 9000억원 늘어난 1조7000억원에 달했다. 올해 신계약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법인세 부담액은 이보다 늘 수 있다. 대신 배당가능이익은 전년 기준 3조4000억원 늘어나지만 이는 배당 재원일 뿐, 실제 배당액은 이보다는 훨씬 작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가능이익이 한 회사당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올해 추가로 늘어나는 배당금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보다 법인세 증가액 부담이 더 크긴 하지만 킥스비율 200%를 상회하는 보험사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IFRS17 전환시점에 부채를 많이 쌓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메리츠화재 등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제로' 거나 미미해 영향권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9월말 기준 킥스 비율 200%를 넘지 못한 회사도 상당수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본건전성을 충실히 유지하면서 주주배당을 촉진하고 적정 수준의 법인세를 납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정개정 과정에서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수치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