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부총리-한은 총재 타운홀 미팅'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이 총재의 이번 방문은 지난 2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한은을 방문한 데 따른 '답방' 차원이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한은을 공식 방문했던 최 부총리는 당시 한은과 기재부의 관계를 '현인 동반자'라고 지칭했다. 국내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함께 풀어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리 거시경제의 두 큰 축을 담당하는 두 기관의 이같은 행보는 사실 익숙하지 않다. 기재부와 한은의 과거 역사는 긴장, 냉랭 그 자체였다. 정부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과의 정책조화를 이유로 금리결정에 개입하고 싶어하지만 한은이 가진 통화정책 권한은 법으로 독립성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역대 부총리와 총재들의 관계를 보더라도 정부와 중앙은행은 정책공조와는 별개로 '독립성' 보장을 두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왔다.
과거 최경환 전 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이 대표적 사례다. 2014년 9월 최 전 부총리는 호주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와 만난 뒤 "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지만 '척하면 척'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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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은이 금리인하를 고민하던 시기였고 실제로 다음달 한은은 금리를 내렸다. 이 때문에 최 부총리의 발언을 두고 한은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원들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독립적으로 판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정부가 좀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 한은의 금리결정에 압박을 가한 사례도 있다. 2010년 이명박정부 때 기재부는 11년 만에 열석발언권을 행사했다. 한은법에 따르면 기재부 차관 또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통위 회의에 열석(참석)해 발언할 수 있다.
열석발언권은 중앙은행 중립성을 보장하면서 정부 경제정책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필요시 제한적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평상시 사용된다면 중앙은행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 행사로 비춰질 우려도 있다.
정부는 2010년 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허경욱·임종룡·이용걸·신제윤 전 차관 등이 46번 금통위 회의에 참석했다. 사실상 한은의 금리인상을 저지하기 위한 압박이었다는 평가다. 이후 정부는 아직까지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한은과 기재부의 선물을 두고 관가에서는 두 기관의 묘한 긴장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재부에 '회전 책장'을 선물했다. 기재부가 경제현상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심도 깊게 연구해 좋은 정책을 만들기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최 부총리는 지난 2월 한은을 방문하면서 휴식을 의미하는 '의자'를 선물로 준비했다. 기재부와 한은이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업무 중간 휴식을 취하라는 의미도 담았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부총리-한은 총재 타운홀 미팅'에 앞서 한은이 기증한 회전책장 앞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 총재가 기재부에 방문한 것은 최 부총리가 지난 2월 한국은행 본관에 방문했던 것에 대한 답방이다. 2024.9.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