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벌써 '선거 규정' 소송 120여건…'대선 불복' 밑밥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9.3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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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선거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무더기로 진행하고 있다. 대선 패배 가능성에 대비해 불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AFPBBNews=뉴스1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AFPBBNews=뉴스1


29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미국 26개주에 걸쳐 선거 규정과 관행에 이의를 제기하는 120여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소송 대부분은 대선 당락을 결정할 경합주에 집중돼 있다.



예컨대 애리조나주 카운티 두 곳에선 지역 공무원의 실수나 부정행위 시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다시 투표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소송이 제기됐다.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에선 공무원들의 수개표를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됐다.

공화당은 불법 투표를 막아 선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소송의 목적이 있다는 입장이다. 클레어 준크 RNC 대변인은 "한표 한표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유권자들에게 투표가 올바르게 집계될 것이란 확신을 주고 투표율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송은 선거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것이자 대선 패배 때 불복하기 위해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컬럼비아로스쿨의 리처드 브리폴드 교수는 "외부 개입이 필요한 선거 부정행위가 있을 수 있단 내러티브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패배했을 때도 60건 이상의 줄소송을 제기하면서 결과 뒤집기를 시도한 바 있다. 법원은 줄줄이 소송을 기각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기 선거라며 여전히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앞서도 "내가 낙선하면 나라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20년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가 재연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올해 대선 레이스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할 경우 재차 불복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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