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시즌1의 무수한 떡밥을 하나하나 건져올리는 시즌2는 1945년 경성에서 2024년 서울로 점프해 한 세기를 이어온 질긴 인연과 애절한 사랑을 그린다. 덕분에 시즌1의 내용을 모른 채 시즌2를 감상하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모든 인물들과 사건이 과거와 연결돼 있어 시즌2 감상에 앞서 시즌1의 내용 파악은 필수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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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구멍이 뚫린 채 뇌가 사라진 동일한 형태의 살인사건이 연속 발생하며 용의자로 몰린 호재는 사건의 실마리를 쥔 인물 은제비의 흔적을 쫓게 된다. 호재에게서 태상의 모습을 본 은제비는 그와 팀을 이뤄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나서고 자신처럼 ‘괴물’ 동족인 승조(배현성)에게 공격을 받는다.
경성크리처 시즌2는 80여년의 시간이 지나 옹성병원 위에 세워진 거대 제약회사 전승제약을 둘러싼 음모와 여전히 끝나지 않은 과거의 질긴 인연을 그린다. 전승제약에서 비밀스러운 인체 실험을 통해 계속해서 괴물(크리처)를 양성해왔고 그 배후의 인물이 하나둘 벗겨지는 베일 속에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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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시즌2는 헐거운 시즌1의 바통을 이어받아 전편이 던진 떡밥들을 서서히 회수하며 흔들리던 얼개를 일부 끼워맞추는 미덕을 발휘한다. 이번 시즌을 통해서야 앞선 이야기들의 궁금증과 의혹이 상당부분 해소되며 비로소 스토리의 완성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1편에서 확장된 크리처들이 다수 등장하며 ‘경성크리처’라는 제목에 걸맞은 재미를 선사한다. 아키코의 아들로 모체에서부터 나진을 이어받은 승조가 보이는 크리처적 특징과 새롭게 창조된 쿠로코 우두머리(이무생)와 쿠로코 집단들이 펼치는 액션이 스피디하고 독창적이다.
한세기 동안 이어져 온만큼 크리처에 대한 생리적 특징과 통제방법 등도 상당히 흥미롭다. 나진을 24시간 잠재울 수 있는 약물 및 수면 가스, 타 인체로의 전이방법, 태생적으로 달라지는 외양과 특징 등이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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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이 진일보하고 세기의 로맨스는 더욱 애절해졌으나 여전히 다 회수하지 못한 떡밥도 상당하다. 호재의 과거를 알고 있지만 애써 진실을 감추며 호재를 친동생 이상으로 아끼는 용길(허준석)과의 인연이나 안테나 노인과 장대주의 관계, 후반부 사라진 종혁의 행방, 그토록 태상에게 집착하는 마에다가 역시 집착과 분노를 표출하던 세이싱과의 관계, 어딘가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던 강력반 박형사의 정체 등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아 개운치 못하다.
또 전제척으로 반복되는 플롯과 과거 회상 신이 남발이 지루함을 준다. 주인공들이 납치되거나 결박당하고 정신을 잃고 부상을 입는 과정이 여러차례 반복된다. 태상과 채옥의 과거 회상 신도 너무 빈번하게 삽입돼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을 방해하고 산만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1편의 묵직한 조연 배우들이 모두 하차하고 오롯이 주연배우 박서준과 한소희에게 비중을 몰아 다양한 캐릭터와 명품 조연들의 활약을 보는 재미가 사라졌다는 점도 아쉽다. 던져둔 실마리를 말끔히 해소하지 않고 속편에 대한 암시를 남긴 ‘경성크리처 시즌2’는 시대극에 크리처물를 잡목한 새로운 시도와 주연배우 박서준, 한소희, 이 아름다운 청춘배우의 그림같은 로맨스라는 성취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