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커지는 극우…오스트리아 총선서 '나치 논란' 자유당 승리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9.3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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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헤르베르트 키클(55) 자유당 대표가 밝은 표정으로 총선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AFPBBNews=뉴스129일 헤르베르트 키클(55) 자유당 대표가 밝은 표정으로 총선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29일(현지시간)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친러 극우 정당인 자유당이 승리했다. 유럽 내 극우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총선 후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자유당은 득표율 28.8%을 기록하면서 제1당 등극이 확실시된다. 중도 보수 성향의 집권 국민당은 26.3% 득표율로 2위를, 중도 좌파인 사회민주당은 21.1% 득표율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자유당이 승리한 건 1950년대 창당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자유당은 나치 부역자들이 참여해 세운 극우 정당으로 비주류에 머물렀으나 이민과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파고들면서 외연을 확대한 끝에 제1당으로 도약하게 됐다.



헤르베르트 키클(55) 자유당 대표는 "선거에서 제1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가 오스트리아 역사를 새로 썼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망명 허가를 전면 중단하고 이민자 입국을 막는 '요새 오스트리아'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왔다.

다만 자유당은 정부 구성을 위한 과반 득표에 못 미친 데다 나치 논란 탓에 키클을 총리로 하는 연립정부 구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온건파 정당들로 구성된 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국민당은 자유당과 협력할 수 있지만 키클을 총리로 내세울 수 없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유당의 1당 등극으로 유럽에선 극우 정당들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올해 유럽의회 선거를 비롯해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각국 선거에서 극우 정당들은 의석수를 크게 늘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극우당의 계속 득세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대러 제재 등 주요 정책에서 유럽연합(EU) 내부 분열이 더 심화할 위험이 있다.

유럽 내 극우 정당들은 자유당 승리를 한목소리로 축하했다. 프랑스 국민전선(RN)의 마린 르펜 대표는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프랑스 선거 이후 국익 수호와 정체성 수호, 정체성 부활을 뒷받침하는 (극우) 물결은 모두의 승리를 확인시켜 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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