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내리다가 "악" 뒤틀린 무릎…연골 파열엔 수술이 정답?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9.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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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내리다가 "악" 뒤틀린 무릎…연골 파열엔 수술이 정답?


나이가 들면 피부에 주름이 지고 탄력이 떨어지듯 무릎 관절도 노화의 '직격탄'을 입는다. 그중에서도 반월상 연골판은 사소한 충격에도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커 주의가 요구된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관절 위아래 즉,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서 압력을 균등하게 분포시키는 쿠션 역할을 한다. 원래는 탱글탱글한데, 노화 탓에 물컹한 상태가 되면 충격 흡수 기능이 약해지고 찢기는 등 손상 가능성이 커진다.

봉합수술은 가급적 빨리, 절제는 심사숙고해야
나이 든 어르신은 일상생활에서도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될 수 있다. 박영식 연세본병원 원장은 "횡단보도를 빨리 건너려고 힘을 줄 때, 버스에서 내리면서 무릎이 살짝 뒤틀렸을 때 갑작스러운 통증이 느껴진다면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된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무릎 주위가 붓고 극심한 고통을 느끼지만 1~2주가 지나면 점차 가라앉아 제때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 반월상 연골판 파열로 인한 통증은 며칠간 진통제를 복용하고 주사 치료받으면 상당수 호전된다. 그래서 환자들은 수술을 꼭 해야 하는지, 수술 안 해도 괜찮은지 고민이 된다. 이때 도움이 될 만한 기준은 '봉합수술이 필요한가, 아니면 절제술이 필요한가'다.

박영식 원장은 "반월상 연골판 뒤쪽에 뼈와 붙어 있는 부위가 끊어지면 나머지 부위가 붙어 있더라도 그 기능이 현격히 떨어진다"며 "이때는 통증이 없더라도 조속히 연골판을 뼈와 붙이는 봉합수술을 시행해 원 상태로 되돌려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안 그러면 빠르면 수개월, 길어도 1~2년 안에 퇴행성관절염이 급격히 진행해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수술하더라도 반월상 연골판의 쿠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없는 상태라면 치료를 조금 미뤄도 괜찮다. 절제술 대신 연골 주사나 프롤로 주사 등 여러 주사 치료를 시도하거나 물리치료, 도수치료, 근력 강화 운동 등을 시행한다. 박영식 원장은 "반월상 연골판이 너덜너덜하게 찢어지면 봉합이 불가능하고 아예 제거하는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며 "반월상 연골판을 모두 걷어내면 미약하게나마 남아있던 쿠션 기능이 완전히 소실되는데 특히 퇴행성관절염 초·중기에 들어선 중년 이후 환자가 절제술을 하면 관절염 증세가 급속도로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월상 연골판 손상 시 빨리 수술받는 게 좋은 경우도 있다. 찢어진 반월상 연골판이 다른 부위에 계속 자극을 가해 통증이 반복되는 상태일 때다.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고, 나았다가도 6~12개월간 통증이 지속된다. 박영식 원장은 "이때는 찢어진 부위가 기점이 돼 다른 부위까지 더 찢어지게 만들면서 통증이 더 악화할 수 있다"며 "찢어진 부위를 제거하고 나머지 부분을 다듬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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