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한국이 주도"…尹대통령이 띄운 'CFE', 전세계 힘모은다

머니투데이 세종=최민경 기자, 세종=조규희 기자 2024.09.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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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무탄소에너지(CFE)시대 다가온다(上)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CFE(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제안한 지 1년이 지났다. 오는 10월 1일 한국과 일본을 공동의장국으로 CFE 글로벌 작업반이 출범하며 국제 확산에 본격 시동을 건다. 이미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9개국과 IEA(국제에너지기구)의 지지도 확보했다. CFE와 관련해 지난 1년간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을 짚어본다.

尹 'CFE' 제안 1년만에 글로벌작업반 출범…"한국이 주도"
①전세계가 힘모으는 'CFE'

"탄소중립, 한국이 주도"…尹대통령이 띄운 'CFE', 전세계 힘모은다


재생에너지, 원자력발전(원전), 수소 등 다양한 '무탄소에너지'(Carbon Free Energy, CFE)원을 사용해 탄소중립을 달성하자는 취지의 'CFE이니셔티브' 글로벌 작업반이 오는 10월 1일 출범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공동의장국으로 주요국이 국제사회 CFE 국제 확산과 인증 기준 마련에 머리를 맞댄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오는 10월 1일부터 3일까지 브라질에서 열리는 청정에너지장관회의(CEM)를 계기로 산업통상자원부 주도의 'CFE이니셔티브 글로벌 작업반'이 공식 출범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20일 UN(국제연합)총회에서 CFE 이니셔티브를 제안한 지 1년 만의 성과다. 정부는 그간 CFE 이니셔티브에 대해 국제사회 공감대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글로벌 작업반을 통해 CFE 국제 인증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전, 수소 등 다양한 무탄소에너지원을 아우르는 인증체계를 설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작업반은 무탄소에너지의 범위와 조달·인증방법 등 이행체계 전반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무탄소에너지 활용 촉진과 기후격차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기술·인프라 협력을 논의하고 추진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기업들의 전력사용과 생산공정 영역에서 우리 기업들의 수요가 글로벌 탄소중립 이행기준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글로벌 작업반이 출범하기까지 정부는 △체코 △일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 △루마니아 △캄보디아 등 9개국의 지지도 확보했다.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CFE 이니셔티브 글로벌 작업반이 닻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CFE 이니셔티브 참여국 규모가 커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정부가 자신하는 배경엔 IEA(국제에너지기구)와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등을 통해 확인된 국제 사회의 공감대가 있다.

IEA는 지난 4일 부산에서 열린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를 계기로 CFE 이니셔티브를 지지하고 지원·협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한·IEA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여러 국가들이 모여 의사 결정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는 국제기구의 지지 선언인 만큼 앞으로 CFE 국제 확산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UAE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에선 재생에너지, 원전,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그린수소를 무탄소·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정의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COP 합의문에 탄소 감축 수단으로 재생에너지 외에 원전과 CCUS, 수소 등이 포함된 첫 사례다. 세계 각국이 결국 재생에너지만으론 탄소중립 달성이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딜로이트 아시아, GE(제너럴일렉트릭), 지멘스에너지 등 글로벌 기업들도 다양한 무탄소에너지의 활용 필요성에 공감, CFE 이니셔티브가 관련 논의·협력의 구심점이 될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내년엔 미국 CEBA(청정에너지구매자연합), 일본 GX(그린트랜스포메이션), WCBSD(세계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 기업 연합체와 연계해 CFE 민간 확산 계기를 만들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CFE 이니셔티브는 한국처럼 재생에너지 활용 여건이 어려운 제조업 중심 국가도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며 "기업들이 당장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요구받고 있지만 앞으론 CFE가 통용돼 우리 기업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무탄소에너지 '국제기준' 마련…10월 청정에너지장관 회의서 시작
②국제회의체서 CFE 글로벌 인증기준 마련

 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두산에너빌리티 부스를 찾아 수소터빈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2024.9.4/사진=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두산에너빌리티 부스를 찾아 수소터빈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2024.9.4/사진=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무탄소에너지(CFE)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태양광, 풍력으로 대표되는 재생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원자력발전과 수소 에너지 활용이 뒷받침돼야 공평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전세계적 공감대가 형성된 CFE 활용을 위한 전제 조건은 '기준' 마련이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전세계적 공감대 확산을 토대로 원전, 수소, 재생에너지 사용을 아우르는 CFE 기준 확립을 위해 국제회의체에 분과 협의체를 만든다. 정부 자체 조직을 구성해 추진할 수도 있으나 처음부터 여러 국가와 협의해 공통의 기준을 세우는 게 목적이다.



미국, 일본을 포함해 전세계 30여개국 에너지 장관의 국제회의체인 '청정에너지 장관회의'가 CFE 기준 마련의 시작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청정에너지장관회는 20여개의 분과협의체가 구성돼 있으며 정부는 10월에 브라질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CFE 관련 분과협의체를 구성하고 활동을 시작한다"며 "협의체 주도국가와 참여국가가 이미 합의된 상태로 CFE 관련 국제 기준을 만들어간다"고 말했다.

1차 목표는 청정에너지장관회의의 전력부문(scope 2)의 이행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CFE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무탄소 에너지의 정의와 활용 방법, 제도운영에 대한 절차 등을 담아내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원전·재생·수소 등 무탄소 전력을 활용한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무탄소 에너지의 범위를 정하고, 구매, 사용 실적을 인정받기 위한 다양한 수단과 절차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가 주도하는 에너지 기준인 만큼 이미 '초안'은 마련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CFE 관련 논의 속도와 수준을 높이기 위해 초안을 준비했다"며 "각국의 에너지 상황과 개발도상국의 참여 등을 고려해 국제적인 논의가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초안을 비롯해 최종안은 재생에너지 사용만을 인정하는 'RE100'의 기준을 포괄적으로 담을 수 밖에 없다. CFE가 재생에너지를 포함하면서 무탄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 RE100 기준과 관련해 참여 대상은 연간 100GWh(기가와트시) 이상 전력을 소비하거나 국제 유력경제매체가 선정하는 영향력 기업으로 한정한다. 이행수단도 △인증서 구매 △전력회사와 녹색전력 구매계약 △자가설비 등이다.

한국형 RE100의 폭은 좀 더 넓다. 기업의 무탄소 에너지 활용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참여대상도 연간 전력소비량에 제한없이 중소, 중견,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모두 참여 가능하다. 이행 수단은 △녹색 프리미엄제 △인증서(REC) 구매 △제3자 전력거래계약(PPA)△자가 발전 등 3가지다.

갈 길이 멀지만 정부는 산업공정의 CFE 기준도 준비하고 있다. 제품 공정에 사용되는 연료와 원료의 친환경화로 탄소 감축 실적을 인정하는 기준을 마련한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에너지 사용 인정 기준이 현재는 RE100 하나뿐이라면 CFE란 새로운 기준은 참여 대상을 더 넓힐 수 있으며 이행 수단도 여러 나라가 각자의 사정에 맞출 수 있으면서도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본적으로 현재 유일한 기준인 RE100을 포괄적으로 포함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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