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양책에 원자재도 들썩…'닥터 코퍼' 구리 1만달러 돌파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9.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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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이어지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실물 경기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해서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은 1만달러를 돌파했으며 중국 수요 감소로 100달러를 깨뜨렸던 철광석 가격도 t당 100달러대로 올라섰다.

구리/로이터=뉴스1구리/로이터=뉴스1


27일 중국경제매체 차이리엔서는 24일 중국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를 예고하는 등 이번 주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쏟아지면서 중국 증시뿐 아니라 3분기 들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가격은 t당 1만달러를 돌파했으며 싱가포르거래소(SGX)의 철광석 선물가격은 t당 100달러대를 회복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채굴업체인 리오 틴토의 야콥 스타우스홀름 최고경영자(CEO)는 "한동안 금속시장이 악화되어 왔으나 이번 부양책으로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경제 상황을 분석하는 회의를 개최하며 주요 경제 업무를 논의했다. 9월 정치국 회의는 주로 공산당 내부 문제에 집중해왔는데 경제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시장이 고대해왔던 재정지출 의지를 피력했으며 초장기 국채와 지방정부 특별채권 발행으로 공공 투자를 늘려 경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27일 중국인민은행은 미리 예고한 대로 지준율을 0.5% 인하하고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도 1.7%에서 1.5%로 20bp(1bp=0.01%포인트) 내렸다. 인민은행은 통화정책을 통해 중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과 고품질 발전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철광석 /로이터=뉴스1철광석 /로이터=뉴스1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연이어 쏟아지자 26일(현지시각) 런던금속거래소의 3개월물 구리선물가격은 t당 1만달러선을 돌파하며 한때 6월 7일 이후 최고가인 1만90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날 구리선물가격은 전장 대비 2.73%오른 1만80.50달러에 마감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강조하면서 26일 싱가포르거래소의 철광석 선물 가격도 t당 101.25달러까지 오르며 9월 2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9월초 철광석 선물 가격은 중국의 수요 부진과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로 2022년 이후 처음으로 t당 89달러선까지 하락한 바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보고서를 통해, 철광석 선물 가격 상승은 중국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이 시장의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한 데 이어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을 선포하면서 금속 수요의 회복 가능성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투자은행 BOC인터내셔널의 글로벌 상품시장 전략 책임자인 푸샤오는 "25일만 해도 일부 투자자는 통화정책 완화에 이어 재정 부양책이 나올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26일 현실화됐기 때문에 중국의 부양책에 관한 한 모든 것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이후 위안화가 상당히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부양책을 펼칠 여지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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