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러시아 군사력 재건 대비해 재무장 서둘러야"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최성근 전문위원 2024.09.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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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 건물에 32번째 회원국인 스웨덴의 국기가 걸렸다. 2024.3.1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브뤼셀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브뤼셀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 건물에 32번째 회원국인 스웨덴의 국기가 걸렸다. 2024.3.1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브뤼셀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해 재무장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란틱카운슬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나토에 맞서기 위해 빠르게 군대를 재건하고 있다. 미국과 나토 동맹국은 향후 2~3년 안에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낼 실질적인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막대한 전력 손실을 경험했지만 국가 차원의 경제 동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군사력 재건에 착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쟁에서 약 5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징집 연령을 조정해 향후 150만 명의 군대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러시아는 GDP의 약 6%(1090억 달러)를 국방비에 투입하고 있으며, 정부 지출의 16%가 군사력 재건에 관련돼 있다. 이 밖에도 매년 1500여 대의 전차와 3000대의 장갑차 생산이 가능해졌고 나토 생산량의 3배가 넘는 포탄까지 생산하고 있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겪은 힘든 교훈을 바탕으로 향후 나토와의 장기적 대결이 가능하도록 군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올해 1600억 달러의 국방비를 추가한 러시아가 오는 2025년~2026년 방위산업 생산량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나토 동맹군을 물리칠 전력이 부족함에도 군사적 행동을 감행할 '기회의 순간'이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중국, 이란, 벨라루스, 북한 등으로부터 공급받는 무기와 탄약 등을 고려할 때 러시아가 상대적 군사력은 부족해도 나토에 직접 대항하는 가장 유리한 시점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에서 벌어지는 나토 동맹의 분열이 러시아에게 전략적 유리함을 안겨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는 나토와 대결하는 데 있어 동맹을 정치적으로 분열시킴으로써 군사 자원을 모아 일관된 방어계획을 실행하는 것을 못 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해석이다. 보고서는 "군사적 위기 상황에서 푸틴의 결정은 나토 동맹의 통합 수준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동맹이 충분히 분열되고 하나로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서게 되면 탐색을 위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에스컬레이션(위험을 고조시키는 전술)을 통해 지속적인 두려움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을 서방을 상대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삼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핵교리를 수정하면서 언제든지 핵공격을 할 수 있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신속한 군사력 재건 작업도 유럽의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된다. 이에 대응하는 나토 내부의 스트레스 수준을 높임으로써 결국 러시아와 합의에 도달하도록 밀어붙이는 카드가 될 수 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의 역할에 대한 평가도 러시아의 군사력 재건과 관련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세를 방어하며 병력과 물자를 계속 소모시키면 러시아군 재건 속도도 그만큼 지연되고 복잡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이는 사실상 러시아에 대응해 나토가 재무장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세계의 군사적 지원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군사력 재건에 대응한 서방과 나토의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유럽은 쇠락한 방위산업 기반을 되살리는 데 있어 러시아에 비해 현저하게 뒤처져 있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교훈은 서방이 러시아가 가하는 위협을 인식하는데 느리다는 것이다. 서방의 느린 대응은 러시아를 더욱 무모하게 만들 수 있으며 만약 러시아가 2~3년 안에 군사 행동을 취한다면 나토는 아무런 준비가 돼있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번 보고서는 특히 서방의 약점이나 분열을 악용할 기회의 창이 있다고 믿을 때 공격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만약 미국이 향후 유럽에서 군대를 철수하거나 혹은 유럽 군대가 스스로 방어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러시아의 무모한 군사행동이 이뤄질 수 있다. 유럽에서 미군의 지속적인 주둔과 방어 의지, 충분한 군사력과 동맹의 결집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보고서는 "러시아의 군사 재건 속도와 효과성, 그리고 나토가 얼마나 빨리 재무장할 수 있는가의 차이는 단기적으로 위험 수준을 규정할 것이다. 나토가 실제적이고 훈련된 군사 역량을 갖추는 것은 집단 억제력을 유지하고 침략자를 물리칠 결정적인 우위를 점하도록 하는데 가장 중요하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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