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풍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강성두 영풍 사장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풍·MBK파트너스는 경영권을 가지게 되는 주식을 팔게 되는데 고려아연은 그렇지 않다"며 "비싼 가격에 사서 더 비싼 가격에 사줄 (다른) 사람이 있을지 그게 고려아연의 난관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항공개매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권리니까 이래라 저래라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면서도 "고양이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는 꼴 안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특히 불법 요소가 있는 일은 정말 안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개매수가 인상을 고려아연측이 '묻지마 빚투'로 규정하며 비난한데 대한 반박이다. 고려아연은 "MBK·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진행하면서 8개월짜리 빚인 단기차입금 1조 4905억 원을 조달하더니 다시 3000억 원의 빚을 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빚만 무려 1조 8000억 원이며 펀드자금은 몇 1000억 원 수준에 불과한 '빚투 펀드'"라고 비판했다.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 달 4일을 앞두고 양측 여론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고려아연 최 회장측은 MBK·영풍측의 공개매수 종료일인 다음달 4일 까진 상황을 살펴볼 공산이 크다는 게 재계와 시장의 중론이다. 최 회장측이 대항 공개매수 결단을 내리면 공개매수 종료일은 추가로 연장된다. 일각에선 다음달 4일까지 기다렸다가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음 달 4일까지의 주가 추이에 따라 셈법이 달라진다. 주가가 MBK·영풍측의 공개매수가 75만원 밑으로 형성되면 최 회장측은 대항 공개매수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다. 그 반대면 대항 공개매수가 없더라도 MBK·영풍측이 불리해진다.
최 회장측은 물밑에서 대항 공개매수를 가정한 우군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3대 사모펀드인 미국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도 협의중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동안 최 회장측은 소프트뱅크와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고려아연 협력사인 스미토모상사 등과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