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새 냉온탕 오간 반도체 시장…'겨울'은 아직 멀었다?[이슈속으로]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2024.09.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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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6만22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2024.9.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6만22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2024.9.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반도체 시장이 최근 보름 사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업계가 모건스탠리의 '반도체의 겨울' 예고를 '과도한 비관론'으로 평가했음에도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메모리 실적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의 깜짝 실적,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양산 소식 등이 전해지며 다시 "겨울은 아직 멀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황 다운사이클(하강국면) 전망에 불을 지핀 것은 지난 15일 모건스탠리가 내놓은 보고서였다. 모건스탠리는 범용 D램 시장이 4분기 고점을 찍을 것이며, HBM(고대역폭메모리)은 내년 공급과잉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대폭 내려 잡았다.



업계는 "모건스탠리 전망은 지나치게 비관적"이라고 평가했다. HBM은 수주형 제품이라 공급과잉 우려가 크지 않고, 범용 D램은 오히려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런 분석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나란히 하락세를 보이며 '반도체의 겨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분위기 반전은 25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에서 시작됐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해 '실적 풍향계'로 불린다. 이 회사는 2024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93% 증가한 77억5000만달러(약 10조3000억원)라고 밝혔다. 업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다. 아울러 내년 HBM 시장 규모를 올해(180억달러)보다 40% 넘게 성장한 250억달러 이상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사진=SK하이닉스SK하이닉스의 HBM3E 12단/사진=SK하이닉스
같은 날 베인앤컴퍼니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AI(인공지능) 칩과 AI를 지원하는 스마트폰·노트북 수요 급증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다. 모건스탠리 전망과는 정반대 분석이다. 때마침 SK하이닉스가 HBM3E 12단 세계 최초 양산 소식을 알렸다. 이 제품은 연내 엔비디아 납품이 예상된다.

반도체 업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보고서도 잇달아 나왔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26일 '과장된 우려들'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2024년 HBM 시장 수요가 125억Gb(기가비트)로 12% 초과 수요, 2025년 수요는 231억Gb로 3% 수준의 초과 수요 지속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같은 날 보고서에서 "내년 HBM 시장 규모가 마이크론이 제시한 하한선(250억달러)을 크게 상회하는 400억 달러 초반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다음 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내놓을 시장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8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잠정실적 발표 없이 다음 달 말에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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