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도 서러운데…건강보험료 따라 '암 사망률'도 갈렸다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9.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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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서울 시내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응급실로 향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서울 시내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응급실로 향하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암 환자의 사망률이 국민건강보험 유형과 보험료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택 교수와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신진영 교수 공동 연구팀이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의 세부 차이가 암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NHID)를 토대로 2007년부터 1년간 암 진단을 받은 환자 11만 1941명을 각각 직장가입자(7만6944명)와 지역가입자(3만 4997명)로 구분했다. 이어 각 가입자 유형을 보험료 납입료에 따라 상, 중, 하로 나눠 사망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직장가입자는 지역가입자보다 전체 사망률이 0.94배 낮았다. 성별로는 남성 0.922배, 여성은 0.925배 낮았다. 또, 직장가입자 중 보험료 납입료 '상'에 해당하는 경우의 암 사망률은 '하'에 해당하는 집단보다 남성은 0.88배, 여성은 0.883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양상은 지역가입자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나 보험료를 가장 많이 낸 '상'에 해당하는 남성과 여성의 암 사망률은 '하'에 속한 경우보다 각각 0.730배, 0.777배 낮았다.

연구팀은 직장가입자가 △정기적으로 암 검진을 받는 등 의료 접근성이 높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워 몸 관리에 신경을 더 쓰고 △실비 보험으로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 등을 사망률 차이의 '원인'으로 짚었다. 강희택 교수는 "경제적 수준에 따라 암 사망률이 차이를 보이는 '건강 불평등'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이번 연구로 확인했다"며 "제한된 의료자원의 적절한 분배와 건강 관리를 위한 정책적이고 법률적인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맞춤 의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zed Medicine) 최신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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