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든 사람이 어슬렁" 옷엔 혈흔이…할머니 살해한 손자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2024.09.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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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한다"는 이유로 조모를 살해한 20대가 범행 직후 일면식 없는 행인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사진=뉴스1"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한다"는 이유로 조모를 살해한 20대가 범행 직후 일면식 없는 행인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사진=뉴스1


드라마 속 주인공과 비교했다는 이유로 조모를 살해한 20대가 범행 직후 일면식 없는 행인을 상대로도 위해를 가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27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춘천지법 강릉지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권상표)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0대)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 7월 22일 오후 10시쯤 강원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의 한 주택에서 친할머니 B씨(70대)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이유는 조모가 자신을 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해서였다.

범행 당일 오후 11시쯤 경찰은 "흉기를 든 사람이 어슬렁거린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강릉시 청량동 일대에서 흉기를 들고 배회하던 A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흉기를 들고 있던 A씨의 옷에는 혈흔이 묻어있는 상태였다.



최초 신고 30분 후 경찰은 세입자로부터 "주인집 할머니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있는다"는 추가 신고를 접수, A씨가 이 사건과 관련 있음을 직감해 추가 조사 후 구속 송치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직후 체포를 면탈하고 저항하기 위해 주방 싱크대에 꽂혀있는 흉기를 챙겨 도주했다.

이후 체포되기 전에도 강릉시 율곡로 일대를 배회하다 일면식 없는 행인 C씨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C씨가 도망치면서 무위에 그쳤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앓고 있는 정신질환 병력을 이유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파괴적 기분 조절 장애' '주의력 결핍 장애' 등으로 지역 병원에서 입원·외래 입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1년간 치료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판부가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수용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A씨 다음 재판은 다음 달 31일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위 혐의 등과 별개로 앞서 저질렀던 소액 사기 범죄도 병합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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