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기성세대 문화는 이른바 '빨리빨리'와 '아나바다'로 표현된다. 전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대한민국의 급속한 기술 발전, 사회의 변화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농어업 중심의 초가집이 즐비했던 환경을 선진국의 반열로 빠르게 발돋움시켰다. 노동의 패턴과 템포를 비교적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농경사회과 달리, 산업화된 사회에서는 항상 빠른 속도로 일을 처리해야 된다. 모두 '마감'에 시달리는 것이다.
반면 MZ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의 '빨리빨리'를 이어받으면서도 그들만의 '느림'을 동시에 추구한다. MZ세대엔 인터넷이 느린 것을 도무지 참지 못하는 사람이 절대다수일 것이다. 인터넷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가로 해외여행이라도 갈 때면 이런 특징이 더욱 나타난다. 한편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유명 식당이나 카페 등에 입장 대기를 걸어놓고 자기 순서를 기다리며 다른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0차 문화'가 등장했다. 빨리빨리 식사를 마쳐야 하는 기성세대에겐 어색한 문화다.
보통 1~2년 동안 일을 하며 모은 돈으로 또다른 1~2년 동안 쉬면서 자기계발이나 하고 싶은 취미 등을 누리는 사람들을 프리커라고 한다. 프리터, 프리커는 자유를 즐기는 삶을 추구하며 돈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생각한다. 이 또한 안정적 직장을 기반으로 가정을 이루고 일해야 한다고 믿은 기성세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이처럼 너무 이질적인 기성세대와 MZ세대가 공존한다. 그렇다고 한 쪽만 집중할 수 있을까. 기술력과 사업성을 증명해야 하는 스타트업에겐 모두 중요한 타깃이다. 일례로 필자와 동료들은 최근 'DDP 쇼룸×메가 부푸'라는 크롬볼 놀이터를 운영했다. 반짝이는 재질의 풍선(크롬볼)을 가득 채운 공간에 누구나 놀 수 있게 했는데 하루 최대 8000명 방문이라는 예상밖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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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생각과 성향이 다른 세대라고 해도 모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길 계기가 필요했던 것이 흥행 원인으로 짐작된다. 놀이에 대한 수요는 어느 세대나 동일하게 존재한다. 때문에 특정한 세대를 타깃한 마케팅이 아니었어도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놀이터가 인기를 얻은 게 아닐까.
마케팅 기획을 하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변화하는 환경을 읽어내고 대응하는 것이다. 너무 한 쪽에 치우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성향이 다른 세대라도 공통분모는 있게 마련이다. DDP 또한 유명 건축가가 만들었다거나 전문가들 위주라는 성격을 넘어 모든 시민들이 함께 즐기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채울 예정이다. 많은 시민들이 DDP라는 놀이터를 함께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