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부양 본격화? "국유은행에 자본 190조원 주입 고려"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9.26 18:05
글자크기
중국인민은행/로이터=뉴스1중국인민은행/로이터=뉴스1


중국 정부가 대형 국유은행의 실물 경제 지원을 위해 1조위안(약 190조원)의 자본 주입을 고려 중이라고 26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주 들어 하나씩 발표되고 있는 경기 부양책의 일환이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대형 국유은행에 주입할 자본을 특별국채 발행을 통해서 조달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대형 은행에 자본을 주입하는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6대 국유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요구 수준을 초과하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정책 금리 인하 조치를 발표한 후 자본금 확충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은행시스템은 6대 국유은행(공상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농업은행, 교통은행, 우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수년 간 경기부양을 위해 동원된 공상은행, 중국은행 등은 낮은 마진율, 수익 감소 및 부실채권 증가와 씨름하고 있다.



리윈저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국장은 이번 주 기자회견에서 6대 국유은행의 기본자본(Tier 1)비율을 높이겠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 6월말 기준 중국 6대 국유은행의 평균 기본자본비율은 11.77%로 감독 당국의 규제 기준인 8.5%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프랜시스 챈 블룸버그 인텔리젼스 이코노미스트는 "대형 은행이 더 많은 신용 위험을 감수하도록 요구받지 않는다면 운영을 위해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1조위안은 (대출확대 목적에) 어느 정도 부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대형은행은 부동산 개발업체, 주택 소유자부터 현금이 부족한 지방정부 융자플랫폼(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에 이르기까지 위험도가 높은 대출자에게 저렴한 대출을 제공해 경기 둔화를 막으라는 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올들어 은행들은 수익 감소 및 마진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지원을 위해 중간 배당을 지급하라는 정부 정책에도 호응해야 했다.


한편 중국 정부의 특별국채 발행은 시기적으로도 양호하다. 지난 5월 중국 정부는 1조위안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을 시작했으며 11월 중순 판매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근의 입찰에서 30년물 국채 금리는 연 2.19%에서 낙찰됐으며 이는 2007년부터의 블룸버그 집계에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