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어머니, 눈물의 편지…"살아 있더라면 오늘 전역"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9.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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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故채수근 상병 순직 1주기 추모 시민분향소를 찾은 시민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지난 7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故채수근 상병 순직 1주기 추모 시민분향소를 찾은 시민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중 수색작업 중 순직한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살아 있었더라면 다가왔을 전역 일을 하루 앞두고 그의 어머니가 절절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남겼다.

채 상병 어머니는 지난 25일 대한민국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 홈페이지에 '그립고 보고 싶은 아들에게'라는 제하의 편지를 올렸다.



그는 편지에 "하늘에서 보고 있을 아들. 내일이면 전역인데 돌아올 수 없는 아들이 되어 가슴이 아린다"며 "아들이 우리 곁에 없다는 현실이 엄마아빠라고 불러줄 아들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너무나 슬프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적었다.

이어 "엄마는 매번 아들이 있었으면 얼마나 행복하고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백 번 하며 지낸다"며 "너무 속상하다.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토로했다.



채 해병 어머니는 사고 책임을 누구도 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1년이 지났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 책임자를 밝혀달라 엄마가 냈던 이의신청도 감감무소식이라서 답답하기만 하다"며 "현장에 있던 지휘관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용서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응원해줘. 힘도 없고 내세울 것 없는 엄마지만 아들 희생에 대한 진실을 꼭 밝힐 거고 이것만이 엄마가 살 이유"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채 상병 어머니는 "긴 시간 동안 자기 본분을 다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걸 걸고 있는 분들처럼 엄마도 힘내 보겠다"며 "하늘에서 못다 한 꿈 마음껏 펼치길 바란다. 사랑한다"고 글을 맺었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 없이 경북 예천 지역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작전 과정에 투입됐다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사망사건을 11개월간 수사한 경북경찰청은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직권남용,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을 무혐의 처분하고 중간 관리자 6명만 업무상과실치사의 공동정범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 결과에 반발한 유족은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사망사건과 별개로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채 상병 특검법'을 두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국회 재표결 정국만 수개월째 반복되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9일 야당 주도로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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