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개월 공백 깨고 돌아온 강다니엘 "일 할 수 있으매 감사"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9.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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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RA/사진=ARA


가수 강다니엘이 1년 3개월의 공백을 깨고 컴백했다. 가수가 공백기를 가지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강다니엘의 경우에는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외부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소속사와의 분쟁이 강다니엘의 발목을 붙잡았던 것이다. 더군다나 강다니엘은 이번이 두 번째 소속사와의 분쟁이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돌아온 강다니엘은 무대의 소중함에 대해 역설하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강다니엘은 23일 오후 6시 다섯 번째 미니앨범 'ACT'를 발매했다. 지난해 6월 발매한 네 번째 미니앨범 'REALIEZ'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의 앨범이다. 앨범 발매가 눈앞으로 다가온 23일 오전, 강다니엘은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앨범과 자신의 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취재진과 만난 강다니엘은 "일 할 수 있으매 감사드린다"며 오랜 공백기를 깨고 돌아오는 소감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일할 수 있으매 정말 감사드려요. 일을 많이 하거나 바쁜 것보다 쉬는 기간 일을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한 게 제일 고통스러웠어요. 제가 가졌던 것에 대한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이번 앨범에 그런 심정을 녹여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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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 'ACT'는 한층 더 단단해진 강다니엘의 내면을 연극이란 소재로 풀어내 앨범이다. 트랙마다 그동안 겪었던 여러 장면을 녹여냈으며 EDM 사운드와 함께 트랩, 하우스, R&B 등 다채로운 소스를 결합해 음악적인 퀄리티도 한층 진화했다.

"연기라는 뜻과 연극의 '막'이라는 뜻을 담았어요. 1년 3개월 만에 돌아왔으니 새로운 시작점을 가지고 싶었어요. 앨범의 곡들도 하나하나 연극처럼 보이기 위한 장치를 많이 뒀어요. 준비하면서 노래 부르는 게 더욱 즐거워졌어요. 춤을 출 때도 저도 모르게 편하고 쉬운 길을 택하려고 하는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이번에는 몸부터 만들며 새롭게 준비했는데 그런 과정들이 새롭고 설렜어요."


타이틀 곡은 '일렉트릭 쇼크'다. 모던 팝 R&B에 독특한 셔플 그루브를 앞세운 곡으로 전기 충격이란 의미처럼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음악이 특징이다. 언뜻 사랑에 빠진 감정을 담은 노래처럼 보이지만 강다니엘이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음악을 담은 노래다.

"사랑에 빠진 감정을 담은 노래처럼 보이지만 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노래에요. '스타'라는 가사가 있는데 사랑 노래라면 우수에 차서 밤하늘의 별을 본다고 할 수 있지만 저는 연예인을 상징하는 '스타'로 활용하면서 저의 갈망을 녹여냈어요."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배열 등 '일렉트릭 쇼크'는 다양한 청각적 요소로 전기 충격이라는 주제에 힘을 실어준다. 노래의 전체적인 분위기 역시 편안하게 듣기 좋은 노래다.

"제가 밝은 노래를 많이 해보지 않았더라고요. '2U'와 '업사이드 다운'이라는 노래가 있긴 했지만 '2U'는 제가 프로듀싱에 참여하지 않았고 '업사이드 다운'은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어요. 오랜만에 컴백하는데 심오하고 어려운 곡보다는 라이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곡을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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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은 앨범에 담긴 여섯 트랙 모두 작사에 참여했다. 앞선 앨범에서도 꾸준히 작사에 참여했던 강다니엘은 이번 앨범에서 작업 방식을 조금 비틀어 자신만의 개성을 만들어냈다.

"예전에 '파라노이아'라는 노래의 가사를 썼을 때 많은 분들이 도전적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보통 자기 이야기를 가사를 써도 사랑이나 긍정적인 부분을 녹여내는데 저는 제 정신적인 상태, 내면을 녹여내서 놀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번에는 조금 더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매 곡마다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곡이 가진 색채는 최대한 합쳐지지 않게 각자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게 초점을 맞췄어요."

음악적으로는 전체적으로 EDM이 중심이 된다. 강다니엘은 감각적인 음악으로 떠오르는 작곡가 NØLL, CHANDO, Michael Lanza 등을 직접 접촉해 소통하며 앨범 작업 전반을 지휘했다.



"중학생 시절 비보이를 할 때 스크릴릭스라는 DJ를 필두로 덥스텝이라는 장르가 떠올랐는데 그때부터 EDM을 좋아했어요. 저는 EDM이 지금 시대의 클래식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가장 듣기 좋은 전자 소음이고 제 식으로 EDM을 해석해 봤어요."

또한 이번 앨범에서는 강다니엘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과거 강다니엘은 특유의 허스키하고 갈라지는 목소리를 숨기려고 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온전히 음악 안에 담아냈다.

"노래 부르는 방식을 바꿔봤어요. 곡을 많이 냈지만 실력적으로 만족스러운 적은 없었거든요. 특히 보컬적인 부분에서 인위적이지 않고 나다운 목소리를 내보려고 했어요. 유튜브 콘텐츠나 이런 것들을 보면 갈라지는 목소리는 이쁘지 않다고 하잖아요. 이게 원래 제 목소리인데 예전에는 그런 부분을 숨기려고 했어요. 그룹 활동을 할 때나 솔로 데뷔를 했을 때 모두 갈라지는 건 이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게 가장 나다운 목소리이고 숨길 필요가 뭐가 있을까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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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이 컴백하기까지 1년 3개월이 걸린 이유는 소속사와의 분쟁 때문이다. 지난 5월 강다니엘은 커넥트 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 A씨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전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분쟁에서 승소하며 1인 기획사 커넥트를 설립했던 강다니엘은 다시 계약 분쟁에 휘말렸다. 이후 현재 소속사 에이라(ARA)와 전속계약을 맺고난 뒤에야 앨범을 발매할 수 있었다. 강다니엘은 커넥트를 운영하던 당시에 대해 "심리적 압박이 엄청났다"고 회상했다.

"제가 대표 이사로서의 심정을 털어놓은 적이 없고 피하기도 했는데 심리적 압박감이 컸어요. 지금은 실무를 안 하니까 홀가분해졌고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주변에서 '나도 1인 기획사를 해볼까'라는 아티스트에게도 냉정하게 후회한다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두 차례나 계약 분쟁을 겪은 강다니엘은 "사회는 무서운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웃으며 말했지만 분명 그 말 안에는 뼈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이미 한 차례 분쟁 경험이 있던 강다니엘이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이번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겪어본 적이 있는 일이다 보니 더 신중하게 생각하려고 했어요. 모든 부분에 합의점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는데 안돼서 극단적인 방향으로 가게 됐어요. 다행히 과거에 제가 걸어온 길이 있어서 가이드라인이 됐던 것 같아요. 두 차례 회사와의 문제를 겪으면서 신중해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롭게 출발하는 강다니엘에게 많은 팬들은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강다니엘은 오히려 "팬분들이 더 냉정하게 평가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회사와 일을 하니 막상 놓친 건 없지만 새로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새로운 시작을 앞둔 두려움과 설렘도 있는 것 같아요. 특히 팬분들이 더 긴장하고 이번 앨범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할 것 같아 떨리기도 해요. 저는 제가 가수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 보지 않았거든요. 팬분들이 다른 아티스트분들의 음악과 견주어도 충분히 저만의 색채가 있고 매력이 있는 가수라는 걸 냉정하게 이야기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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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우여곡절을 겪는 사이 강다니엘은 어느덧 그룹 데뷔 7주년, 솔로 데뷔 5주년을 맞이했다. 강다니엘은 "시간이 빨리 갔다는게 잔인하다"면서도 앞으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벌써 그렇게 됐다는 게 안 믿기고 시간이 빨리 갔다는 게 잔인해요. 음악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지금의 지식을 더 빨리 알았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겪은 저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앞으로는 제가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음악을 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좋아할지 생각하는게 아니라 제가 쌓은 데이터로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곡들을 해보고 싶어요."

오랜만에 돌아왔지만 강다니엘의 목표는 소박했다. 성적에 대해 욕심을 내는 것보다는 오로지 무대에 서는 것이 중요했다. 강다니엘은 그동안 쌓아왔던 불안함을 무대를 통해 풀어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성적에 대한 목표가 없다면 거짓말인데, 진짜 없어요. 무대 서는게 설레고 행복해요. 그만큼 길었고 활동을 못 하며 쌓인 불안함이 컸던 것 같아요. 이제는 빨리 무대에 서고 싶어요."



무대에 서고 싶다는 강다니엘의 바람은 음악방송뿐만 아니라 콘서트에서도 이뤄질 전망이다. 강다니엘은 10월 12일과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자신의 첫 솔로 콘서트를 열었던 장소에서 다시 한번 콘서트를 열게 된 강다니엘은 "청각적으로 만족하실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감사하게도 이번 앨범 발매와 함께 콘서트도 할 수 있게 됐어요. 제 첫 솔로 콘서트와 같은 장소에요. 2~3년 전의 저와 달리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서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청각적으로 만족하실 수 있게 준비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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