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10%대…채무 재조정 필요"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4.09.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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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9월)/사진=한국은행 금융안정 상황(9월)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취약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늘고 연체율이 10%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자영업자 차주의 상환 능력에 따라 선별적 지원을 지속하고 회생 가능성이 낮은 경우 적극적인 채무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기관의 복원력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취약 자영업자의 부실 증가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9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6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자영업자 차주는 312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의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은 각각 707조8000억원, 352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가 둔화됐고 가계대출은 감소세가 확대됐다.



금융업권별로는 은행 대출에 비해 비은행 대출의 증가세가 더 빠르게 둔화됐다. 비은행 대출은 2022년 상반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30.2%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1.7%로 큰 폭 하락했다.

이는 비은행 자영업자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호금융조합의 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이다. 저축은행 대출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자영업자 상호금융 대출 증가율은 △2021년 22.2% △2022년 26.8% △2023년 4.9% △2024년 2분기 3.5% 등으로 집계됐다.


차주 특성별로는 저소득·저신용 차주의 대출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7조1000억원, 10조1000억원 늘었다.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121조9000억원)도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저소득·저신용 차주의 대출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비중도 10.5%에서 11.5%로 올랐다. 취약 자영업자는 41만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차주의 13.1%를 차지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56%로 집계됐다. 비은행 대출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취약차주 대출 연체율은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금융업권별로는 비은행 대출 연체율(3.3%)이 빠르게 상승했다. 반면 은행 대출 연체율(0.41%)은 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취약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10.15%로 비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0.44%)을 크게 상회했다.

한은은 "최근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이 늘고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의 양호한 복원력 등을 고려할 때 취약 자영업자의 부실 증가가 전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최근 자영업자 차주간에 소득과 신용도 측면에서 일부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자영업자 차주들의 상환 능력에 따라 선별적 지원을 지속하고 회생 가능성이 낮은 일부 취약 자영업자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해 적극적인 채무 재조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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