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한 모습./로이터=뉴스1
24일(현지시간) 악시오스는 헤즈볼라가 며칠 전 이란에 접촉, 이스라엘을 직접 공습해달라는 요청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행보와 상반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미국, 유럽 등 서방 지원을 받는 국가들에 맞서는 헤즈볼라를 홀로 둘 수 없다"면서 "레바논을 제2의 가자 지구로 만들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같은 날 국제연합(UN·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며칠 사이 수천 명의 피해자를 낳은 이스라엘의 맹목적인 공격 행위를 묵과해선 안 된다"며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저지르는 극심한 야만이 중동과 세계를 삼기키 전에 이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합의에 따른 의무로 돌아갈 준비가 완전히 돼 있다. 이란의 군사 교리에는 핵무기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면서 JCPOA 복원 의지를 내보였다. 유엔 총회 연설에서는 "JCPOA가 성실히 이행된다면 다른 문제에 관한 협의도 진행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JCPOA 복원 후 미국 제재 해제를 요구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국제사회 비난을 무릅쓰고 중동 갈등에 개입해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생명을 연장해주는 장기말이 될 뿐이란 계산도 깔린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이스라엘 총리 최초로 부패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을 핑계로 재판 진행을 미루고 있는데, 지난해 하마스 공습 이후 떨어지던 그의 지지율은 중동 갈등이 커지는 요즘 회복세다. 파이낸셜타임즈(FT)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하마스 기습 이후 20% 이하로 추락했던 네타냐후 총리 소속 정당(리쿠르당) 지지율은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이후 반등했다. 지난 19일 기준 리쿠르당 지지율은 23.4%로 정당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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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스라엘에 맞서기로 한다면 네타냐후 총리는 지지율을 올릴 기회로 삼을 공산이 크다. 이란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과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유엔 본부 기자회견에서 "전쟁을 벌이려는 쪽은 이스라엘"이라며 "이란은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에서 최소 569명이 사망하고 1835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레바논에서 최대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헤즈볼라 로켓 사령관 이브라힘 쿠바이시도 공습으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