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2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신용결제 기업 비자를 반독점법 위반 협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세계 최대 신용결제 기업인 비자를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소송 제기 소식에 비자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일 대비 5.44% 떨어진 272.9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법무부 주장에 따르면 비자는 애플, 페이팔 등 경쟁업체에 돈을 주며 직불 결제 시장 진입을 막고, 비자 이외 다른 결제 수단을 사용하는 가맹점에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위협하는 방식으로 독점 체제를 구축했다. 애플과는 비자와 경쟁할 수 있는 결제 기술을 개발하지 않는 대신 비자의 독점 수익을 공유하겠다는 비밀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또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할 때 자사 네트워크를 우회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도 무력화하려 했다.
미국 법무부가 비자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법무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메릭 갈랜드 미 법무부 장관은 비자가 직불카드 시장 독점으로 훨씬 더 높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었고, 이는 소비자 지갑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판매자와 은행은 가격을 올리거나 품질, 서비스 등을 낮추는 방식으로 이런 비용(비자에 내는 결제 수수료)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며 "비자는 수조 건의 거래마다 숨겨진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비자의 이런 불법 행위는 거의 모든 제품의 가격에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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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의 직불카드 시장 점유율은 약 60%로, 마스터카드·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경쟁업체들의 점유율을 모두 합한 것보다 높다. 비자가 얻는 연간 결제 수수료는 70억달러(약 9조2960억원)에 달한다. 2024회계연도 3분기(4~6월) 결제량은 3조325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미국 내 결제는 5.1% 증가해 미국 경제성장률(2.8%)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고 ABS뉴스는 전했다.
비자는 법무부의 이런 지적을 '무의미한(meritless)'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비자의 줄리 로텐버그 법률 고문은 성명에서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품과 서비스를 결제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는 회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번 소송은 비자가 직불카드 분야에서 경쟁하는 많은 업체 중 하나에 불과하고, 이 시장에서 성장하는 업체들이 있다는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업과 소비자가 비자를 선택한 것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자의) 네트워크 때문"이라며 "우리는 (법정에서 법무부의 주장을)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