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환 금통위원 "집값 급등, 100% 안정돼야 금리 내리는 건 아냐"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4.09.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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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 의견을 내려고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집값 급등으로 급하게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라며 "금융안정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6월초까지만 해도 물가 우려가 상당히 줄었기 때문에 금리를 현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위원은 현상황에서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가 집값과 가계부채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선호)지만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금융안정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주택가격은 심리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면 모멘텀을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가격 하나만 보고 금리를 결정할 순 없지만 지금은 주택가격이 중요 위험으로 부각됐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잠근 것"이라고 앞선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달 들어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아파트 매매가격뿐 아니라 모멘텀 지수와 확산 지수도 최근 둔화 흐름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9월 들어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인 점은 개인적인 우려를 줄여주곤 있지만 추세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걱정은 든다"며 "개인적으로도 10월 금통위 때 어떤 의사결정을 할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와 경제상황 등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 위원은 금융안정을 강조하면서도 내수 부진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 필요성은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집값 상승세가 뚜렷하게 꺾이지 않더라도 위험요인이 약화된다면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신 위원은 "집값이 100% 안정된 다음 금리인하를 시작할 만큼 우리 경제가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내수를 보면 금리인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진다고 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거듭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거시건전성 정책과 금리정책이 꼭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금리나 가격변수에 감독당국이 직접 관여하는 것은 좋은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조만간 위험요인의 약화가 가시화되면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과 관련해서는 "상당히 선제적인 움직임"이라며 "우리는 금융안정 위험이 크게 부각돼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수만 보면 (한은의 통화정책이)후행적이라는 것에 공감하지만 내수만 보고 금리를 내리면 위험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엿다.



정책금융이 가계부채 증가 원인으로 지목된 것에 대해선 "규모만 볼 때 주요인은 아니지만 요인 중에 하나였다고 본다"며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정책금융을 제공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말해 약탈적 대출이라고까지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환 능력 안에서 대출해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 신 위원은 "과거와 달리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충분하기 때문에 환율이 1400원까지 오른다고 해서 금융위기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개인적인 통화정책 의사결정 부문에서는 환율의 비중이 줄어든 지가 꽤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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