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 영상 캡처
나란한 두 배우의 이름이 시청자의 눈에 익숙해진 때를 되짚으려면 2015년으로 거슬러 가야 한다. 서울에서 무려 14시간 떨어진 섬에서 촬영이 진행된 tvN ‘삼시세끼-어촌편’을 통해 차갑고 매서운 바닷바람 앞에서도 끈끈했던 차승원 유해진의 케미가 공개됐던 그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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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이자 배우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 음식을 잘 만들고 무엇이든 잘 고치는 금손을 지녔다는 것 외에는 성향 적으로 180도 다른 듯한 두 사람의 한 지붕 생활을 지켜보는 건 ‘삼시세끼-어촌편’을 보는 의외의 재미였다. 성격 급한 차승원은 원하는 바를 빨리빨리 해내야 하는 사람이었고, 이는 상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유해진은 차승원과 정반대인 성격이 말투에서도 묻어 나오듯 느긋한 사람이었다. 그런 유해진을 향한 차승원의 잔소리 폭격은 끊이지 않았는데, 그의 재촉에 투덜거리면서도 차승원이 원하는 바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유해진의 모습은 어쩐지 귀여웠다. 서로가 전혀 맞지 않아 끊임없이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함께 생활하고 함께 삼시세끼를 나누며 끈끈한 관계를 형성해가는 모습으로 ‘금슬 좋은 노부부’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첫 시즌을 성황리에 마무리한 차승원 유해진은 ‘삼시세끼’ 어촌편 시리즈는 물론, 산촌으로 자리를 옮긴 ‘삼시세끼-고창편’에 출연해 시청자와 만났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재료가 주어지더라도 메뉴를 떠올리고 밥 한 그릇 뚝딱 차려내 것 즈음은 일도 아니라는 듯 해내는 차셰프와 어느 지역 어떤 상황에 놓여있더라도 필요에 맞는 섬세함으로 금손을 자랑하는 참바다 씨는 바다 건너 스페인으로 무대를 넓혔고, 그곳에서 ‘스페인 하숙’을 차리기도 했다. ‘자급자족’ ‘소소한 일상’에서 벗어나 ‘누군가를 맞이’하고 ‘대접하는’ 일상을 더한 두 사람은 그곳에서도 깐깐한 차승원과 느긋한 유해친의 대화 속에서 피어나는 자연스러운 유머로 찾아온 하숙객을, 그리고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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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송 영상 캡처
이전 ‘삼시세끼’들과 또 달라진 점이라면 차승원 유해진의 곁에 항상 함께했던 손호준이 빠지고, 매 회 게스트를 초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나PD는 매 시즌 설비부(유해진 담당)와 요리부(차승원 담당)를 넘나들며 할 일이 가장 많았던 손호준 없이 두 사람이 서로 도우며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재밌을 것 같아 손호준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나PD의 예상대로, 차승원 유해진은 촬영 시작부터 정신없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동갑내기 배우이자 ‘삼시세끼’ 10년 차, 사실상 예능에서 호흡 맞춘 기간만 따지자면 더욱 오래된(2006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속 ‘차승원의 헬스클럽’) 두 사람은 긴 세월을 증명하듯 티격태격하면서도 마치 들어맞는 퍼즐처럼 더욱 노련해지고 숙성된 케미로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여기에 더해진 장수 예능 프로그램의 편안함과 ‘삼시세끼’에서 느낄 수 있는 아늑함은 더할 나위 없는 금요일 밤을 완성한다. 그들의 이사와 함께 달라질 풍경에, 그들이 맞이할 손님과 함께 달라질 분위기에 새로워질 ‘삼시세끼’를, 그 속에서 여전히 찰질 차승원 유해진의 티키타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