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윤도현이 24일 광주 삼성전에서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윤도현은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2번 타자 및 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KIA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윤도현은 이날 호쾌한 2루타를 두 차례 때려냈다. 특히 2회 말 1사 1, 2루서 나온 좌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는 다소 멀어보이는 바깥쪽 직구를 팔을 쭉 뻗어 맞히는 수준에 불과했음에도 외야를 빠른 속도로 갈랐다. 수비에서도 경기 내내 안정적인 2루 수비를 보여주다 7회 초에는 박찬호를 대신해 유격수로 나섰다. 이와 같은 활약에 이범호 감독도 경기 후 "타격에서는 윤도현이 어제(23일) 경기에 이어 오늘(24일)도 멀티안타로 좋은 활약을 해줬다. 타격에서 확실히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호평했다.
하지만 윤도현의 남다른 재능과 그 재능을 초월하는 열정이 단순히 한국시리즈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게 한다.
2022년 KIA 스프링캠프 당시 윤도현(왼쪽)과 김도영.
윤도현(왼쪽).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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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이 부상으로 주춤했던 고등학교 2학년 무렵에는 타격 자체는 윤도현이 더 낫다는 일부 평가도 있었다. 키 181㎝로 체격은 크지 않지만, 어린 선수답지 않게 빠르고 묵직한 공에도 밀리지 않고 힘을 실어 담장 밖으로 넘기는 장타력이 매력적이었다. 그 때문에 KIA 구단 관계자 상당수는 광주가 배출한 두 유격수 김도영과 윤도현이 이끌어갈 내야를 꿈꾸기도 했다.
감독, 코치뿐 아니라 최고참 최형우도 인정한 재능과 열정이었다. 최형우는 지난해 쇄골 골절상으로 겨우내 챔피언스필드에 아침 일찍 출근해 재활에 매진했다. 그 옆에 있던 선수가 윤도현이었다. 나중에는 최형우가 전화로 직접 "왜 안 보이냐, 놀러갔냐"고 장난칠 정도로 훈련장에 없으면 이상한 선수가 윤도현이었다.
이때를 떠올린 윤도현은 "최형우 선배님이 겨울에 타격폼을 많이 봐주셨다. 캠프 때는 '넌 다치지만 않으면 된다, 정말 너무 좋다, 4번 타자 쳐야 한다'고 계속 칭찬해 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나 잦은 부상이 어린 유망주를 위축되게 했다. 데뷔 시즌 시범 경기 수비 도중 오른손 중수골 골절 진단을 받았고, 재활 중에 발생한 손목 통증에 결국 시즌 자체를 마감해야 했다. 2년 차였던 지난해에는 두 번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접어 2년간 1군과 퓨처스 경기를 합해 12경기 출장에 그쳤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4월 퓨처스 경기에서 슬라이딩 도중 왼손 중지, 약지 중수골 골절 소견을 받았고 8월에야 실전에 복귀했다.
KIA 윤도현. /사진=김동윤 기자
이러니 코치진이 윤도현에게만큼은 도루를 시도조차 못 하게 할 정도로 신경 쓰고, 김도영이 친구의 가능성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 올해 초 만난 김도영은 "솔직히 (윤)도현이가 잘 안되면 내가 다 억울할 것 같다. 정말 열심히 하고 야구에 대한 생각이 많은 아이다. 도현이가 못하면 나도 하늘이 못 미더울 것 같다. 도현이는 정말 잘할 수밖에 없다. 같이 1군에서 뛰는 날을 내가 제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으로 KIA는 남은 경기에서 윤도현에게 계속해서 타석 기회를 줄 생각이다. 도루를 하지 못하게 막았을 뿐, 주루 능력 자체는 뛰어난 윤도현이 남은 경기에서도 평균 이상의 내야 수비를 보여준다면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도 마냥 꿈은 아닐 전망이다.
KIA 윤도현이 24일 광주 삼성전에서 2타점 적시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