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예비 신랑과 함께 있던 20대 여성이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예비 신랑은 "여자친구가 스스로 떨어졌다"고 주장했지만, 유족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며 의문을 드러냈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24일 부산 해운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8시18분쯤 해운대구 한 아파트 20층에서 여성 A씨(28)가 추락했다. A씨는 현장에 있던 남자친구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B씨는 A씨가 자신과 실랑이를 하다 갑자기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고 했다. 그는 20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말다툼하고 (A씨가) '기분이 나쁘니까 친구들하고 놀고 오겠다'고 얘기했다. 싸운 상태에서 나가면 안 풀린다면서 (제가) 팔목을 잡았다"며 "(A씨가) 그걸 뿌리치더니 '네가 원하는 게 이거냐'며 갑자기 베란다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A씨의 동생 역시 "크게 싸운 것도 없이 단지 풀고 나가라고 했는데, 그 소리를 듣고 바로 뛰어내렸다? 아픈 사람도 아니고, 정신이 이상한 사람도 아닌데 뭔가 되게 이상하지 않냐"고 의아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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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지인들은 두 사람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주 다퉜다고 전했다. 한 친구는 "B씨가 모아놓은 돈이 3000만원이 있다더라. 그 돈으로 차를 사겠다고 했다더라. 그것 때문에 티격태격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는 A씨가 다친 사진을 보낸 적이 있다며 당시 A씨는 누구한테 맞았냐는 물음에 '비밀'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 감식 결과 B씨가 A씨에게 물리력을 가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툼이 있었다면 통상적으로 남성의 몸에 긁힌 자국이 남아있거나 여성의 손톱 밑에 피부 조직 같은 것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런 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타살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는 저희가 계속 확인하고 있다"며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부검을 의뢰했다. 결과는 이달 말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