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건강 악화도 이겨내며 완성한 '개소리'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9.2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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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사진=KBS


90세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 배우 이순재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건강 악화도 이겨냈다. 연기력 하나만은 보증할 수 있는 많은 시니어 배우들과 함께 완성한 '개소리'에는 이러한 자신감과 열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24일 오후 KBS 2TV 새 수목 드라마 '개소리'(연출 김유진, 극본 변숙경) 제작 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날 제작 발표회에는 이순재, 김용건, 예수정, 송옥숙, 박성웅, 연우와 김유진 PD가 참석했다.



'개소리'는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츄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 중년 배우들이 다수 출연하는 것을 넘어 극의 중심에서 주요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김유진 PD는 "이순재 선생님을 필두로 한 시니어 5인방이 주인공"이라며 "촬영하는 내내 이 장점을 어떻게 부각시킬 수 있을까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강력 사건들이 많이 나오는데 시니어 5인방이 추리도 하고 범인도 붙잡는다. 젊은 세대에게도 재미있게 역동적으로 보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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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5인방 중에서도 중심을 이루는 배우는 바로 이순재다. 이순재는 극중 오랜 세월 섬세한 연기력을 통해 전 국민의 희로애락을 책임진 대한민국 대표 배우 '이순재' 역을 맡았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사건에 휘말려 국민 배우에서 갑질 배우로 전락하게 된 이순재는 거제도로 향하고 동네 개 소피를 만나 인생 2막을 연다.

이순재는 "드라마 제목이 이상했다. 드라마상 최초가 아닌가 싶다. 개와 사람이 직접 소통해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작가분의 추리력이 강해서 대본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다. 베테랑 배우들도 함께 출연해서 든든했다. 우리가 제대로 하면 물건이 되겠구나 싶었다"라고 '개소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도합 400세의 시니어 5인방이 출연한다는 사실과 함께 개의 말을 알아듣는 이순재의 연기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유진 감독은 "이순재와 개가 환상의 콤비가 된다. 개가 대본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기에 표정과 자세가 한정적이라 힘들었지만 소피가 영특하다. 이만큼 말을 잘 듣는 개가 없다"라고 전했다.

이순재 역시 "소피와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숙달이 되더라. 그런 게 정말 신기했다. 연출도 좋았고 소피도 잘 따라와 줘서 좋은 장면이 많이 만들어졌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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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와 함께 호흡을 맞춘 김용건은 촬영 도중 이순재에게 걱정한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88세인 이순재의 건강이 일순간 나빠졌던 것이다. 김용건은 "이순재 선생님의 건강이 안 좋아져서 걱정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런데 그걸 극복하셨다. 대본이 안 보이셔서 큰 종이에 써서 외우시더라. 그런 완고한 모습이 귀감이 됐다"라고 존경을 표했다.

이에 이순재는 "대본은 다 외워야 하는 게 맞다. 대사를 제대로 못 외우는 건 배우가 아니다. 평생 해왔던 일이라 숙달이 됐다. 건강이 좀 안 좋아서 글씨를 크게 쓰긴 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순재는 거리가 먼 거제도로 이동해 촬영을 하면서도 "촬영에 거리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작품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은 다른 배우들의 귀감이 됐다. 박성웅은 "이순재 선생님이 리허설을 10번이나 하신다. 이 과정에서 또 배웠다. 선생님도 이렇게 열정을 가지셨는데 나는 아직 멀었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연우 역시 "선배가 되면 선생님들처럼 멋지고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순재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별로 없는데 '개소리'는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드라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동물과 인간이 교감하는 드라마다. 앞으로 이런 류의 드라마가 개소리를 통해 많이 나올 것"이라며 많은 시청을 당부했다.

개소리는 25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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