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메디컬, 순손실 냈는데도 가치 2276억…한방기기 IPO 향방은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4.09.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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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메디컬 공모 개요/그래픽=이지혜동방메디컬 공모 개요/그래픽=이지혜


동방메디컬이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최대 2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책정했다. 한방 의료기기를 앞세워 최근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으로 공모시장의 평가가 어떨지 관심을 끈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실적 성장을 구가할 수 있느냐에 대한 판단에 따라 IPO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동방메디컬은 IPO를 통해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해 한방과 양방을 아우르는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24일 밝혔다. 동방메디컬은 1985년 설립 뒤 한방침 등 한방의료기기 위주로 성장했다. 이후 필러와 흡수성 봉합사 등 미용 의료기기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동방메디컬은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구조와 일정을 확정했다. 오는 10월 16~22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 달 28~29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희망공모가밴드는 9000~1만500원이다.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306억~357억원, 예상 기업가치(스톡옵션 포함)는 1951억~2276억원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2022년 12월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당시 한 주당 발행가액은 6000원이다.

동방메디컬은 한방 및 미용 의료기기 등을 앞세워 최근 매출액이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909억원, 영업이익은 1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6%, 169.2%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06억원, 영업이익은 75억원이다. 다만 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동방메디컬은 올해 상반기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연환산 한 뒤 멀티플 16.37배를 적용하고 할인율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제조회사에 대한 EVITDA 멀티플은 통상적으로 8~10배 수준으로 적용한다. 반면 최근 국내 증시에서 실적 안전성을 갖춘 미용 의료기기 기업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편이다.

결국 한방 및 미용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공모시장의 눈높이가 어떠냐에 따라 동방메디컬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동방메디컬의 2020~2023년 연간 매출액 평균 성장률은 40.1%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다만 2023년과 올해 상반기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다소 둔화한 점도 눈에 띈다. 동방메디컬의 밴드 상단 기준 기업가치 2276억원은 지난해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약 23.4배다.

동방메디컬은 한방침과 부항컵 등 한방 의료기기뿐 아니라 필러와 각종 특수침 등 미용 의료기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보유한 데다 중국과 대만 등 해외 시장 진출로 성장동력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지역에 미용 의료기기를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방메디컬 관계자는 "한방 의료기기 사업은 생산 자동화 등 경쟁력을 앞세워 일회용 한방침 및 부항컵 품목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며 "더 나아가 히알루론산 기반 더말필러(HA Dermal filler) 등 미용 의료기기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와 중국, 브라질 등 해외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며 지속 성장의 토대를 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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