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감성 낙차...피원하모니의 단단한 음률 [뉴트랙 쿨리뷰]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2024.09.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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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원하모니 / 사진=FNC엔터테인먼트피원하모니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그룹 피원하모니(P1Harmony)가 지난 20일 미니 7집 ‘새드 송(SAD SONG)’을 발매했다.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새드 송’을 비롯해 ‘잇츠 올라이트(It's Alright)’, ‘라스트 콜(Last Call)’, ‘웰컴 투(Welcome To)’, ‘올 유(All You)’, ‘와스프(WASP)’, ‘새드 송’ 영어 버전까지 7곡이 수록됐다. ‘슬픈 노래’라는 뜻의 앨범명과 달리 ‘새드 송’에 점철된 음률은 강질이다. 가창은 단단하게 뻗어내고 감성은 세밀하게 피워낸다. 보편적이지만 피원하모니만의 특별한 멜로디가 귀와 마음을 단단히 붙든다.

격동적인 ‘새드 송’의 트랙들은 열정적이지만 침착하다. 트랙마다 감정의 낙차는 크지만 유연하게 흐름을 잇고, 목소리는 단단하고 섬세하게 뻗어내고, 바이브는 그루브하고 세련되게 발산한다. 피원하모니는 이 앨범을 통해 기저가 단단한 희로애락을 노래한다. “슬픈 노래가 점점 날 가두려 해”(‘새드 송’)라며 공허한 아픔과 맞닥뜨려도, 결국 “물어뜯겨도 웃어 난”(‘잇츠 올라이트’)이라며 마음을 다잡고, “내 날갯짓에 날아가네 프로펠러 몰아쳐 바람”(‘와스프’)이라며 공허를 딛고 일어나 더 높은 비상을 꿈꾼다.



피원하모니 / 사진=FNC엔터테인먼트피원하모니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타이틀곡 ‘새드 송’은 멤버들의 공허와 외로움을 담아낸다. 세계관인 HERO(영웅, NEW KIDS) 서사를 투영해 세상을 구하고 평화를 되찾은 멤버들이 공허와 외로움에 느끼는 감정을 녹여냈다. 특히 이 노래는 위대하게만 그려진 영웅에 대한 기존 관점을 비튼다. “박혀 버린 외로움”에 갇힌 히어로의 고독함을 헤아리면서도, “그래도 난 이겨 내”라며 그럼에도 의지를 찾아야만 하는 위치적 굴레를 파고든다. 그리고 이 영웅이 좌절을 이겨내는 힘을 춤과 음악이라는 매개로 부여한다. 마냥 허황되지 않은, 팀과 멤버들이 투영된 비유적 서사 전개다.



이 노래의 가장 큰 미덕은 라틴 장르를 포용했다는 점이다. 근래 들어 라틴을 시도한 아이돌 그룹이 많지 않았기에 피원하모니는 이 노래로 자신들만의 색채를 더욱 또렷이 한다. 독특하게 흘러가는 라틴 리듬이 경쾌한 피아노 리프와 융화되며 묵직한 멜로디를 펼쳐낸다. 이 위로 얹어진 멤버들의 목소리는 저마다의 개성으로 공허를 치밀하게 감싸고 극복을 단단하게 끌어안는다.

피원하모니 / 사진=FNC엔터테인먼트피원하모니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이 외에도 레게 리듬의 일렉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팝 장르의 곡 ‘잇츠 올라이트’, 끝나지 않는 열기 속 활력을 주는 ‘라스트 콜’,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자는 희망의 노래 ‘웰컴 투’, 영원한 사랑의 고백을 전하는 미디엄 템포의 곡 ‘올 유’, 인탁과 종섭의 유닛 곡 ‘와스프’까지 ‘새드 송’에는 듣는 재미 넘치는 음률들로 가득하다.


피원하모니는 그간 직접 곡 작업에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키워왔고, 이번에도 그랬다. 기호는 앨범의 콘셉트 기획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고, ‘잇츠 올라이트’ 작곡에도 참여했다. 인탁과 종섭은 유닛 곡 ‘와스프’의 작사, 작곡을 비롯해 앨범 전곡 작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웅도 6곡 작업에 참여했다. 멤버들이 직접 써 내려간 가사와 멜로디는 진정성이라는 아티스트의 가장 큰 미덕으로 피원하모니의 음악을 점점 단단하고 뜨겁게, 그리고 미덥게 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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