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현장 질의에 답하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제공
정 회장은 24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현장 질의 증인으로 나섰다. 정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이임생 축구협회 총괄이사 등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외에도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도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과 관련된 국제 현상공모 절차에서 작성된 문서마다 HDC 사명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을 향해 "HDC 임직원들이 축구협회 센터 건립에 개입해 실무를 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또 배 의원은 네덜란드 건축회사 유엔스튜디오가 제출한 디자인 사진을 공개하며 "축구협회는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로 발주했는데, 수주 받은 디자인은 'HDC 아레나(HDC arena)'라는 이름이 써 있다. 왜 NFC가 아닌 HDC아레나 디자인이냐"라고 추궁했다.
배 의원은 "축구 팬들은 정 회장이 12년 동안 재임하면서 공사를 구분 못하고 협회를 사유화하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국회에 출석한 홍명보 대한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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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감독 선임에 대해 협상 과정의 모든 것을 밝히고 그때그때 설명하지 못한 것은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니었다.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또 정 회장은 "대표팀 감독을 선발하는 과정을 그때그때 설명하지 못한 건 과정 자체로도 충분히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앞선 협상 과정에서 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됐거나 제외된 분들의 프라이버시도 충분히 보호돼야 한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제가 축구협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대표팀 감독을 지금의 전력강화위원회나 이전의 기술위원회 추천에 반해 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절차적 조언을 한 적은 있지만, 특정인을 두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뒤 한국 대표팀은 5개월 가량 공석에 있었다. 외국인 지도자 등 다양한 후보들이 거론됐으나, 최종적으로 홍명보 전 울산HD 감독이 지난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자 축구팬들은 정확한 절차대로 선임되지 않았다며 크게 반발했다.
이날 현장 질의에서도 정 회장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었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그때마다 정 회장은 "없었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이번 선임 과정과 여론 형성 과정은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한국 대표팀 감독을 뽑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었다"며 "아쉽지만 국내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해줄 지도자를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마음대로 뽑을 수 있는 축구시장의 규모는 여전히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