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차세대 감독과 배우들을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소개하고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 마련된 'CJ-뉴욕현대미술관 한국 영화의 밤' 행사가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7일(현지시간)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이미경 CJ부회장, 브렛 레트너, 배우 이병헌, 공효진, 월터 팍스, 조성희, 문병권 감독(사진 제공=CJ) /사진=외부
2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지그펠드 볼룸(Ziegfeld)에서 열린 애틀랜틱 카운슬 세계시민상을 붙잡은 이미경 CJ 부회장은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평화라는 화두를 먼저 꺼냈다. 수상자에게 주어진 시간에 그는 전쟁을 끝내지 못하는 지구촌에 작지만 커다란 울림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문화는 비록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힘은 아닐지라도 인류에 대한 배려와 희망, 공감의 다리를 건설할 힘이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수상 소감을 시작하면서 "1990년대까지 한국은 서구 콘텐츠와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CJ는 식품사업이 주력인 기업이었다"며 "저는 이재현 CJ 회장과 함께 앞으로는 세계인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보자고 뜻을 모아 문화사업을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이미경 CJ 부회장은 2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지그펠드 볼룸(Ziegfeld)에서 열린 애틀랜틱 카운슬 세계시민상을 수상했다. /사진제공= 뉴욕 특파원 취재단
이 부회장은 이날 "숱한 부침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은 이재현 회장의 지원 덕분"이라며 "지금까지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문화사업은 젊은 세대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원하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파악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이 창작하고, 협업하고, 스스로를 표현하고 꿈을 채워갈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고 그들의 문화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 부회장은 "현재의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는 세대를 초월해 전 세계적인 협업이 가능한 강력한 생태계가 존재한다"며 "배려와 규율, 겸손을 공유할 수 있는 더 많은 길을 만들어 다양한 세계인들이 미래를 함꼐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날 프레드릭 켐페 애틀랜틱 카운슬 회장은 이 부회장에 대해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오랫동안 기여한 이 부회장의 헌신과, 영화 기생충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예술적 스토리텔링의 글로벌 확산에 기여했다"며 "문화적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확산한 글로벌 리더로써 이 부회장의 창의성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재학 시절 이 부회장에게 한국어를 배운 것으로 알려진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1980년대 중반,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그의 비전을 이해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그녀가 전한 K팝과 K드라마를 비롯해 전세계인이 열광하는 K콘텐츠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이런 문화의 바닥을 다지고 길을 열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게 됐다"며 "당신은 한국 문화 산업의 축복이며 이보다 더 적합한 수상자는 없을 것"이라고 축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