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려 환영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며 "오는 24일 만찬은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일단 다음날 예정된 만찬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까지도 한 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한 대표는 오는 24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 때 윤 대통령과 독대를 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정갈등 등으로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상황에서 직접 윤 대통령과 담판을 지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별개로 독대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실이 비판을 받게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도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과거 (윤 대통령과) 언제든 편하게 통화할 수 있는 사이라고 말했지 않느냐"며 "그런데 독대 요청에 대한 기사가 나온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분위기를 풍길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체코로 출국하기 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체코 방문을 통해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후속 조치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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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의료계가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 및 사과 등을 요구하며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만큼 2025학년도 증원 등을 포함한 무엇이든 테이블에 올려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면 논의해 볼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동안 이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해 온 만큼 특별한 계기나 명분없이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상의 없이 마구잡이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말도 나온다.
협의체 구성과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계 설득을 위해 당정이 같은 마음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당과 협조를 하면서 의료계가 신속히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개혁과 관련해서는 두 사람이 이미 한 차례 감정의 골을 확인한 바 있다. 지난달 말 한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제안했다가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드러내는 일이 있었다. 이어 지난달 30일로 예정돼 있던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이 돌연 연기됐는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격화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