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시대' 노리는 유한양행…폐암·에이즈 치료제로 호재 계속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9.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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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유한양행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유한양행 (148,200원 ▲2,800 +1.93%)의 주가가 연이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목표주가 22만원을 제시한 리포트까지 등장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상품명 렉라자)의 병용요법 허가에 이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원료의약품(API) 공급체약 체결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유한양행의 주가는 전일 대비 1.93% 상승한 14만8200원에 마감했다. 지난 20일에는 장중 15만3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레이저티닙의 존슨앤드존슨(J&J)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된 후 유한양행의 주가는 10만원대를 돌파했다.



최근 다시 한번 주가가 상승한 배경에는 HIV 치료제가 있다. 지난 20일 유한양행은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약 1077억원 규모의 HIV API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의 5.79% 규모로 약 1년간 공급한다.

증권가는 해당 계약이 2022년 FDA 승인을 받은 HIV 치료제 레나카파비르(판매명 선렌카)로 추정했다. 레나카파비르는 연 2회 피하주사제형으로 매일 복용해야 하는 기존약의 한계를 뛰어넘었고 평가받고 있다. 또 예방률 99%였던 기존약과 달리 투여할 경우 100% 예방을 확인한 임상 결과도 발표했다. 길리어드는 최근 레나카파비르의 예상 매출액을 30억달러(약 4조원)를 상회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나카파비르는 최근 임상에서 HIV 예방률 100%의 임상 결과를 발표해 길리어드의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유망 신약"이라며 "약효나 전략 등을 고려하면 API 공급액은 지속해서 상승할 것이고 신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도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 글로벌 판매뿐만 아니라 유망한 HIV 치료제 신약 원료를 장기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 가시성이 높아진 국면에 진입했다"고 봤다.

레이저티닙은 내년 미국암학회(ASCO)에서 전체 생존 기간 값이 타그리소 대비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확인한 후 본격적인 처방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레이저티닙 출시 3년 차인 2027년 예상 시장점유율을 약 19%로 가정해 실적 추정에 반영했다"며 "2027년 예상 매출액은 2조8769억원, 영업이익은 5580억원으로 올해의 경우 매출 2조960억원, 영업이익 138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한양행이 준비 중인 레이저티닙의 단독요법 가능성은 반영되지 않았지만 이미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넘었다.

그러면서도 기업 가치 상향을 유지하기 위해선 레이저티닙 이후도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이저티닙 이후 주력 품목 라인업이 약하고 투자 방향성도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도 "신약 가치가 빠르게 주가에 반영된 만큼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선 레이저티닙의 추가 연구 결과 성과가 시장의 기대 이상이어야 한다"며 "기타 파이프라인에서 기술 이전 성과가 필요하다"고 봤다.


유한양행은 현재 파이프라인 △'YH32367'(고형암 치료제) △'YH35324'(알레르기 치료제) △'YH35995'(고셔병 치료제) 등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추가로 임상 단계에 진입하는 파이프라인은 4개 이상"이라며 "내년 이후 12개 이상의 임상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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