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9.23. /사진=뉴시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이번 추석 민심을 전달하고 정부의 유연한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만찬 전 독대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현안의 돌파구를 새로 찾아야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한동훈 대표는 독대 불발 소식에도 "조속한 시일 내 만나야 한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대표는 이날 퇴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중요한 사안이 있고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이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추후 대통령과 독대를 요청할 계획이냐라는 질문에 "지금 요청드리고 있지 않느냐"라며 "내일(24일)이 어려우면 조만간 다시 꼭 필요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대표가 직면한 가장 큰 현안은 의료개혁이다. 의대 증원 문제의 경우 정부는 2025학년도 모집인원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의료계는 2025학년도 증원부터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여당·야당·의료계·정부) 협의체 제안으로 의료계와 정부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후 "의제 제한없이 협의체 안에서 서로 논의할 수 있다"고 의료계를 설득 중이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잘못된 신호를 줄 경우 올해 수험 현장에 혼란을 줄 수 있고 이미 시작한 의료개혁 동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실이 "수시 전형이 시작된 이상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바꿀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것도 "의제 제한이 없다"는 한 대표의 입장이 자칫 2025학년도 의대 증원까지 보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힐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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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대표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를 중재하기 위해선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잇따라 만난 주요 의료계 관계자의 목소리와 응급실 등 의료 현장 상황을 전하고 의료계 수사속도 조절 등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위한 정부의 유연한 정책 운용을 건의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란 역시 대통령실과 한 대표의 의견차가 큰 주제다. 한 대표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과 관련 "아직 결론이 안 난 사안"이라면서도 "분명한 건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공개 행보를 재개한 김 여사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데다 공천개입 의혹 등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여론 대통령실에 전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