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고객사 "MBK 인수시 기술유출·품질저하 우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09.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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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고객사 "MBK 인수시 기술유출·품질저하 우려"


한국앤컴퍼니, 휴스틸 등 고려아연 고객사 80여곳이 23일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정치권, 소액주주, 노동조합에 이어 국내 고객사까지 고려아연 지지에 나선 것이다.

고려아연 고객사 80여곳은 이날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를 내고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아연과 연, 반도체 소재 등 국가 기간산업 핵심 소재의 해외 기술 유출과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특히 사모펀드의 경우 투자 수익 확보를 위해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이 크고 향후 투자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의 주요 제품들은 국가기간 산업 여러 분야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연간 65만톤 생산하는 아연은 국내외 철강재 보호피막용으로 자동차 강판, 강관, 철선·철구조물 등 소재에 도금용으로 쓰인다.

또한 연간 45만톤 생산하는 연은 국내외 자동차 배터리와 전선케이불 산업에 활용된다. 연간 2000톤 생산하는 은은 국내외 태양광 산업을 포함한 전기·전자·귀금속 산업에 사용된다. 연간 25만톤 생산하는 반도체 황산은 반도체 기업에 필수 소재다.



고려아연 고객사 80여곳은 "MBK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이차전지나 반도체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탈중국 밸류체인 구성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고려아연의 신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3일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공개매수(지분 7~14.6% 확보 목표)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을 중심으로 한 고려아연측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기간산업에 대한 적대적M&A'로 규정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녕과 계열사, 협력사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공개 서한에서 "우리는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며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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