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측은 현대차측과 MBK·영풍의 공개매수 대응과 관련한 물밑 접촉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는 한화, LG와 마찬가지로 최 회장측이 2차전지 소재, 재생에너지 등 미래 사업 확장을 위해 지분을 유치한 기업이다. 통념상 최 회장측 백기사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국내 백기사 그룹 중 최 회장측으로 사실상 기운 대표적 기업은 고려아연 지분 7.75%를 보유한 한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최 회장을 만나 사업 동맹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개매수로 인해 경영권 분쟁 상태가 장기화 될 경우 사업협력의 성공 가능성과 지속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게 한화측 입장이다. 고려아연 지분 0.75%를 보유한 한국타이어측도 '최 회장의 우호주주'라는 입장을 낸 상태다. 한국타이어도 지난해 말 MBK의 공개매수 공세를 받았다.
글로벌 3대 원자재 중개기업 트라피구라의 행보도 최 회장의 '해외 우군' 확보 측면에서 관건이다. 고려아연의 협력사인 트라피구라는 고려아연 지분 1% 이상을 들고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글렌코어 역시 고려아연의 핵심 해외 협력사다. 최 회장 측은 해외 우군 확보를 위해 이미 또 다른 해외 협력사인 스미토모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와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해외 우군은 추가 지분 투자가 여의치 않은 국내 백기사 대기업군과는 달리 사업상, 그리고 투자상의 이유로 최 회장 측의 실질적 '실탄 우군'이 될 수 있다는게 재계 시각이다.
MBK·영풍 측도 이 같은 최 회장측 행보를 주시하며 견제에 나섰다. MBK는 "트라피구라, 글렌코어, 스미토모 등 고려아연 납품, 또는 협력업체들이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매수해 주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해당 거래는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고려아연의 장기적 이익을 희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배임적 성격의 거래가 돼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