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부위 80% 잘라내야" 남성 충격…필러 추천한 의사, 알고 보니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4.09.2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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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사건반장'/사진=JTBC '사건반장'


중요 부위에 필러를 맞고 부작용이 생긴 남성이 시술한 병원에서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해 결국 80%를 잘라낸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2020년 6월 2일 경기 고양시 한 비뇨기과 의원을 찾아 남성 시술을 받았다.



A씨는 "부원장이라고 밝힌 의사가 '(성기에) 필러를 주입해야 한다'고 권했다"며 "당뇨와 심근경색이 있는데 시술 문제없냐고 묻자 '부작용 거의 없다. 날 믿고 받아라. 기저질환 있어도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말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상담 며칠 뒤 A씨는 결국 시술받았다. 당시 시술에 나섰던 사람은 처음보는 원장이었다. 그런데 시술 이틀 뒤 알 수 없는 통증이 느껴졌다고 한다.



A씨는 걱정되는 마음에 부원장에게 전화해 "앞부분에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물집이 2개 생겼다. 핏물이 자꾸 나온다"고 알렸다. 그러자 부원장은 "군대 가면 뒤꿈치에 물집 잡히지 않냐. 똑같다. 병원에 오면 터뜨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 날 물집은 더 커졌고 핏물의 양도 많아졌다. 심해진 통증에 A씨는 결국 시술 4일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부원장은 "물집만 터뜨려주면 아무 이상 없다. 하루 이틀 있으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간호조무사에게 "바늘로 물집 터뜨린 뒤 상처 부위에 연고 발라줘라"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통증은 계속됐다. 시술 약 2주 만에 만난 원장은 "혈액순환이 안 돼서 살짝 괴사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새 피부가 자랄 거다. 가정에서 쓰는 일반 연고를 바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참다못한 A씨는 상급 병원을 찾았다가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그는 "성형외과와 비뇨기과 의사가 성기 상태를 봤다"며 "입원하지 않으면 100% 절단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입원해 바로 수술받았다. 80% 정도를 잘라냈다. 괴사해서 요도까지 절단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부작용 원인은 '필러 과다 주입'이었다. 그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정까지 받았다고 한다.

문제의 비뇨기과 원장은 "본인 의사로 그 병원에 가서 임의로 치료하지 않았냐. 왜 굳이 그 병원으로 갔냐"고 따졌다. A씨는 "시술받고 일주일 만에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믿냐. 지금까지 든 수술 비용만 2400만원"이라며 병원비를 달라고 했다. 그러자 원장은 "그 병원에 내가 가라고 했냐. 1000만원에 합의하고 끝내자"고 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사진=JTBC '사건반장'
A씨는 원장 제안을 거부한 뒤 고소했다. 경찰과 검찰 조사 결과 A씨에게 시술을 권유했던 부원장은 간호조무사로 밝혀졌다.

1심에서 원장은 징역 1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부원장이라고 소개한 간호조무사는 징역 1년에 벌금 50만원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A씨는 "몇 차례의 수술을 더 받아야 한다"며 "현재 해당 의원의 원장과 부원장은 병원 위치를 옮기고 이름도 바꾼 뒤 여전히 운영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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