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려 환영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4.09.22. [email protected] /사진=조수정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주요 관계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는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만찬을 진행한다.
우선 윤 대통령의 최근 체코 방문 성과 등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체코 대통령·총리 등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글로벌 원전 동맹' 구축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내년 최종 계약을 앞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을 사실상 마무리짓는 성과를 거뒀다. '특검법' 등으로 여권을 압박하는 더불어민주당 등 대야 관계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독대하면 별도 대화 창구가 열려 있음을 보여주면서 최근 윤·한갈등, 당정 관계 악화에 대한 정치권의 우려를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만찬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대통령실이 "추석 민심을 듣는 게 먼저"라며 일정을 미뤘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불편한 감정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반면 정부는 '2025년 의대 증원 불가' 방침이 확고하다. 이미 내년도 수시모집 등 입시 절차가 진행된 상황에서 증원 규모를 수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부 입장에 반발해 추석 전 협의체 참여가 "시기상조"라고 밝힌 뒤 아직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필수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덕수 국무총리. 2024.09.12. [email protected] /사진=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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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학부모, 수험생을 고려하면 이미 수시 모집이 진행된 2025년 의대 증원 유예는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장·차관 교체를 할 필요가 있다. (정부·여당이) 양보했음을 국민에게 보여주면서 의료계가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한마디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만찬이나 독대는) 당에서 소신 있게 말하고 윤 대통령이 듣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여당이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윤 대통령의 20%대 지지율과 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갈등 봉합에 급급해 윤 대통령의 입장을 당이 그대로 받으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이라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자진사퇴 형식으로 2차관을 물러나게 하는 것이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현실적 안"이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여당에서도 김 여사의 사과, 공개 행보 자제, 행보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김 여사·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이달 24일이나 다음달 1일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여당도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동시에 연이은 거부권 행사에 따른 국민의 정치적 피로도를 감안하면 김 여사 사과 등의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될 수 있다.
한 대표도 김 여사 사과 필요성에 공감한다. 그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사건과 관련해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사과해야 한다. 전당대회 때 당 대표 후보 4명이 모두 말했듯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 여론을 생각하면 김 여사 사과 등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짧은 독대 시간을 감안하면 의정갈등 외에는 별다른 논의가 오가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