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민이 22일 KLPGA 투어 대보하우스디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LPGT 제공
문정민은 22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2024 KLPGA 투어 대보하우스디 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63번째 대회 만에 K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문정민은 시즌 누적 상금 1억 7262만 6017만원을 뛰어넘는 우승 상금 1억 8000만원을 손에 넣었다.
앞서 17개 대회 중 8차례나 컷 탈락했던 문정민은 3차례 톱 10에 등극하며 잠재력을 보여줬다.
문정민이 러프에서 아이언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LPG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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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민무늬 모자를 쓰고 자비를 들여 구매한 의류를 입고 대회에 나선 문정민은 최근 4개 대회에선 모두 컷 탈락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번 대회에선 첫 날부터 상승세를 탔고 이날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고 최종 9언더파 207타로 KLPGA 투어 첫 정상에 섰다.
우승자 기자회견에 나선 문정민은 "첫 승을 하게 돼 기쁘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우승이어서 아직 실감이 나진 않는다"며 "공식 연습 라운딩을 돌 때 페어웨이를 무조건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번엔 티샷이 오비가 나기도 했지만 러프에 잘 가지 않았기에 세컨드샷을 공략하기가 편했다. 그래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고 우승 비결을 전했다.
힘겨웠던 시기가 생각이 난 탓일까. 중계사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붉혔던 문정민이다. 이에 대해 묻자 문정민은 "최근 들어서 샷감이나 대회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그런 것들이 다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난 것 같다. 부모님 생각도 났고 그런 감정들이 한꺼번에 왔다"고 설명했다.
우승이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감정이 잘 제어되지 않았다. "어제 저녁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 오늘도 아침부터 그래서 빵 한 조각만 먹고 나왔다"면서도 "첫 티샷을 하고 나니 긴장이 풀렸다. 첫 보기 때는 티샷이 빗나가면서 보기를 했는데 더블 이상 실수도 많이 해서 그런지 큰 타격은 없었고 정신을 다잡고 반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우승을 차지하고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문정민. /사진=KLPGT 제공
문정민은 장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올 시즌에도 251야드(약 230m)의 드라이브 비거리를 기록하며 이 부문 7위에 올라 있다. 윤이나(하이트진로)와 방신실(KB금융그룹)와 같은 또래 장타자들이 우승을 차지하며 고공행진을 하는 것을 보며 간절함을 키웠다.
문정민은 "장타자인 둘 모두 우승을 했는데 저는 못해서 빨리 하고 싶다는 조급함이 조금 있었다"며 "루키 시즌 때 성적이 좋지 않아 2부 투어로 내려왔는데 그때도 우승이 완전히 다가온 건 아니었지만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다. 올 시즌에도 초반에 기회가 왔는데 잡지 못했고 그래서 더 간절했고 더 신중하게 임했다"고 전했다.
의식적으로 순위에 신경쓰지 않으려 했다. "리더보드를 한 번도 안 봤다. 갤러리분들이 17번 홀에서 홀아웃하고 걸어가는데 '마지막 홀만 열심히 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했고 '선두권에 있구나' 생각했다"며 "그린에 올라갔는데 두 타 차 선두라는 걸 알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63번째 도전 만에 KLPGA 투어 첫 우승을 손에 넣었다. 문정민은 "우승을 했기에 더 마음 편히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이 생겨서 더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본의 아니게 필드를 떠나 있어야 하는 시간이 있었다. 문정민은 "아쉬움도 있었지만 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하고 성실한 선수가 되고 싶다. 골프는 내 인생의 전부다. 골프가 안 될 때가 가장 힘들다"고 골프 사랑을 나타냈다.
문정민(왼쪽에서 4번째)이 우승 후 시상식에서 트로피와 상금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