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MBK '명분 싸움'…이번엔 이사회 기능 설전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4.09.2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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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과 MBK·영풍이 서로 간의 이사회 경영 능력을 두고 설전을 펼쳤다.

22일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전일 고려아연 이사회의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는 후진적인 영풍의 이사회부터 지적하라"고 반박했다.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이 훼손된 근거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직접 활용된 하바나 1호 투자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전자폐기물 재활용 업체인 이그니오 홀딩스에 대한 투자 등을 제시했다.



MB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사회 결의를 받지 않고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약 5600억원의 고려아연 자금을 투자했다. 이는 고려아연 한 해 인건비총액(급여·복리후생비) 3762억원의 약 1.4배다. MBK는 또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대비 총 손실액을 지난 6월 말 기준 1378억원(-24.8%)으로 추정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최 회장의 중학교 동창 친구로 알려진 지창배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다.

고려아연이 2022년 이그니오 홀딩스를 인수한 것을 두고서는 "이사회에는 이그니오 홀딩스에 대한 상세한 가치평가 내역이나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으며, 투자보고서를 요구한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영풍 측의 요청도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하바나1호는 고려아연 자금 약 1000억원이 출자된 회사인데 SM 엔터테인먼트 주식에 대한 고가매수·시세조종에 활용된 혐의를 받고 있다.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 이사회가 온전하지 못한 상태이며 제련업 전문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먼저 고려아연은 영풍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중대재해 등으로 박영민·배상윤 대표이사가 구속된 점을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대표이사 2명이 모두 구속된 상태에서 도대체 누가 어떻게 (공개매수) 결정을 내린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2명의 대표이사 구속으로 남은 3명의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면면을 보면 더욱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사외이사 중 1인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된 인물이고 다른 사외이사는 기업의 경영과 전혀 무관한 이력을 보유한 인물"이라며 "영풍의 제련업은 물론 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려아연 사외이사 7명 전원은 전날 MBK·영풍의 고려아연 경영권 공세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냈다. 이들은 "고려아연 경영진은 사외이사의 건전한 감시와 견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정도경영을 해왔다"며 "영풍이 사모펀드와 손잡고 공개 매수에 나선 것과 관련해 주주들의 이익 관점에서 사외이사 전원 합의로 반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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