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80경기’ 신인왕 투수, 데뷔 첫 1이닝 구원승...왜 “불펜 투수가 더 힘들다” 했을까

OSEN 제공 2024.09.2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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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80경기’ 신인왕 투수, 데뷔 첫 1이닝 구원승...왜 “불펜 투수가 더 힘들다” 했을까



‘선발 80경기’ 신인왕 투수, 데뷔 첫 1이닝 구원승...왜 “불펜 투수가 더 힘들다” 했을까
‘선발 80경기’ 신인왕 투수, 데뷔 첫 1이닝 구원승...왜 “불펜 투수가 더 힘들다” 했을까


[OSEN=수원,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 소형준이 입단 5년 차에 처음으로 구원승을 기록했다.


소형준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5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쿠에바스가 4이닝 4실점으로 강판됐고, 4-4 동점인 5회 소형준이 등판했다.


소형준은 1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팀 타선이 5회말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12-5로 승리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80경기를 선발투수로 던진 소형준이 행운의 구원승을 챙겼다. 


여러모로 운이 따랐다. 소형준은 1사 후 김현준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류지혁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1,2루에서 이병헌에게 우전 안타까지 맞았다. 이때 삼성의 어이없는 주루사가 나왔다.


우익수의 홈송구를 커트맨으로 나선 1루수 오재일이 잡으려다 글러브에 맞고 뒤쪽으로 튕겼다. 포수 장성우가 재빨리 홈플레이트 옆으로 달려가 잡아, 3루에 멈췄던 주자 김현준이 홈으로는 들어가지 못해다.


그런데 2루주자 류지혁이 1루수가 공을 잡지 못하는 것만 보고 3루로 달렸다. 3루주자의 움직임을 보지 못한채 3루로 뛰었고, 3루주자는 3루로 돌아가면서 3루 베이스에 주자 2명이 모였다. 포수 장성우가 공을 쥐고 3루를 향해 달려갔고, 2루주자 류지혁을 협살에 몰아 유격수가 태그 아웃시켰다. 2사 1,3루에서 소형준은 이재현을 삼진으로 잡고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KT는 5회말 1사 후 황재균이 볼넷, 오윤석이 좌전 안타로 2사 1,2루를 만들었다. 심우준이 중월 2타점 2루타로 역전시켰다. 로하스가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렸고, 2사 1,2루에서 장성우는 우중간 적시타로 2타점을 올리며 단숨에 9-4로 앞서 나갔다. 




소형준 2022년 9월 28일 수원 두산전 이후 722일 만에 승리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선발 80경기에서 33승을 거둔 소형준이 데뷔 후 처음으로 구원승을 기록했다. 


소형준은 지난해 5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마치고 지난 6월에는 퓨처스리그에서 재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오른쪽 팔꿈치 바깥쪽에 불편감을 느꼈고 외측 굴곡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아 다시 재활 시간을 가졌다. 지난 10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19일 삼성전까지 불펜 투수로 3경기 등판했다. 


소형준은 경기 후 “개인 승리 생각은 안 하고 있었다. 올해는 나가라는 상황에서 잘 던져보자는 생각만 했다. 운이 좋게 내가 내려가고 나서 대량 득점이 나와서 승리를 할 수 있게 됐다. 팀이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할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선발로만 뛰던 소형준의 구원승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소형준은 “6~7이닝 던지면서 승리를 하다가 1이닝만 막고 내려와서 승리하니까 뭔가 좀 편한 느낌이 있는 것 같다. 최소 5이닝 던져야 (승리) 할 수 있었는데 뭔가 1+1 제품을 산 느낌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낯선 불펜 투수 보직에 대해 소형준은 “불펜으로 준비한 지 1주일 정도 됐는데, 힘들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선발 투수가 흔들릴 때 불펜 투수에게 오는 묘한 긴장감을 느끼기도 한다. 불펜 투수들이 더 힘들다고 느끼고, 고마움도 느낀다. 다시 선발로 던지게 되면 불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안정감있는 피칭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펜 투수로서 긴장감을 겪은 일이 있었다. 소형준은 “처음에는 5점 차 이상에 던질거 같다는 생각으로 긴장감 없이 불펜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한 번은 2-0에서 준비하라고 했다가 취소된 적이 있었다. 그날 이후로 어떤 점수차에도 나갈 수 있겠구나라는 긴장감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또 소형준은 “불펜 투수는 매일 경기를 준비해야하는 부분이 스트레스가 있다. 선발 투수는 던진 다음에는 회복 기간이 있는데 불펜 투수들은 언제 나갈지 모른다는 긴장감 때문에 몸도 많이 피곤하다”라고 했다.


수술 후 복귀한 소형준은 올해는 불펜 투수로 계속 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불펜의 히든카드가 될 것이다. 소형준은 “그라운드에서 투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어떤 상황에 나가더라도 내 공을 던지고 내 플레이를 하자는 생각 뿐이다. 중요하지 않은 상황은 없다고 생각한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최선을 다해 던지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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